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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세환 회장 석방…BNK금융 차기 회장 인선 파행은 시간벌기용?

성세환 회장 석방…BNK금융 차기 회장 인선 파행은 시간벌기용?

기사승인 2017. 08.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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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회장뽑기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 파행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주일 전 사의를 표명했던 성세환 BNK금융 회장이 법원의 보석 인용 결정으로 석방됐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두 차례 마라톤 회의에서도 최종 추천할 후보를 정하지 못해 내달 8일 3차 회의를 열기로 한 상태다.

BNK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이 거듭 연기되면서 시간벌기용 파행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 오른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이 정부 측 인사로 분류되면서 내부 출신과의 다툼으로 비화됐다는 비판이다. 이러한 와중에 보석에서 풀려난 성 회장이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자정 넘어서까지 진행한 마라톤 회의에서도 최종 추천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지난 17일 1차 회의에 이은 결렬이다.

임추위 규정상 최종 회장 후보를 선정하려면 임추위원 6명 중 과반인 4명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임추위원들은 후보에 오른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과 김 전 부회장을 두고 ‘3대 3’ 양강 구도를 펼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차기 회장 후보 선출은 임추위원들의 권한”이라면서도 “임추위원들의 의중은 모르겠으나, 일각에선 이번 회장 공모작업 자체가 백지화되길 바라며 시간을 끌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BNK금융 이사회는 차기 회장 공모 작업을 개시한 지난 6월 ‘성 회장이 보석으로 나올 경우 중단될 수도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성 회장은 엘시티 불법대출과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지난 4월 구속수감돼 재판을 받다가 마침 이날 오후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았다.

앞서 성 회장은 보석 신청이 한 차례 기각되며 이달 16일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겸 부산은행장직과 BNK금융지주·부산은행 이사회 의장직에 대한 사임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다만 사표 수리 절차가 남아 있어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은 아직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BNK금융 임추위는 회장 공모를 외부 인사로까지 개방하며 김 전 부회장을 최종 후보선상에 올려놨다. 김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측은 현재 BNK금융지주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가 고질적인 순혈주의 탓이라며 외부 출신인 김 전 부회장이 이 위기 상황을 타개할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김 전 부회장은 은행 경력이 전혀 없는데다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여전하다.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를 지낸 김 전 부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으로 대표적인 참여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엔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경제자문을 맡기도 했다.

박 회장대행은 현재 재판 중인 이장호 전 회장과 성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전 회장·성 회장과 동문으로, 내부에선 부산은행의 요직을 두루 거친 ‘순혈주의’ 계보를 잇는 인사로 꼽힌다. 다만 당시 재무최고책임자(CFO)를 맡아 도의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성 회장이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으면서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BNK금융 관계자는 “성 회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하긴 했지만,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다”며 “성 회장의 복귀 여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으나, 관련 규정에는 복귀 관련한 내용이 없어 절차상 무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성 회장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그간 BNK금융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인물인만큼 차기 회장 인선에 성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BNK금융 임추위는 내달 8일 3차 회의를 거쳐 같은 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을 최종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내달 8일엔 이사회와 임시 주총이 예정됐지만, 이번 파행으로 또 미뤄졌다. 오는 23일 예정됐던 부산은행장 내정 작업도 회장 선임이 무산되면서 다음달 8일 이후로 연기됐다. 부산은행장 후보엔 빈대인 부산은행장 직무대행과 김석규 경남은행 부행장, 성동화 부산은행 부행장 등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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