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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노 “과당경쟁 유발하는 KPI 개선해야”

금노 “과당경쟁 유발하는 KPI 개선해야”

기사승인 2017. 08. 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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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들이 고객의 수익보다 자신의 인사 평가에 유리한 금융상품을 판매한 경험이 90%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별로 핵심평가지표(KPI)평가항목이 가장 많은 곳은 NH농협은행, 신한은행이었으며 특히 평가항목 중 ‘상품판매’가 가장 높은 곳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직원들은 높은 KPI점수를 받기 위해 소비자에게 무리하게 상품을 판매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23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14개 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객 이익보다 은행의 KPI실적 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한 적이 있는 행원은 응답자 3만44명 중 87% 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이 KPI평가항목이 97개로 가장 높았고, 신한이 92개, 우리은행이 75개, KB국민은행과 대구은행이 73개로 높았다.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은 상품 판매 관련 본점 이벤트 외에 연간 2회 ’캠페인‘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두 은행은 새로운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것 외에 연간 2회씩 멤버스나 펀드 등 또 다른 금융상품을 고객에 팔아야만 점수를 받는다는 얘기다.

은행들의 KPI평가 지표는 크게 재무, 상품신규,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사회공헌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9개은행 모두 상품신규 항목이 가장 많은 점수 배점이 들어있었다. 소비자보호는 1~2점 수준인 반면, 상품신규는 60점에 달했다. 소비자보호보다 금융상품을 팔아야만 점수를 받는 구조다.

신규상품 판매 관련 배점이 가장 높은 은행은 대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의 건전성과 손익과 관련한 ’재무‘항목 또한 평균 5점 수준에 불과했으며 농협은행만 유일하게 재무에서 26점 점수를 받도록 돼 있었다.

금융노조는 “단기실적 위주의 KPI탓에 은행들은 보여주기식 실적 달성을 위해 역마진 출혈경쟁까지 서슴치 않는다”며 “금융소비자도 은행의 과도한 실적 경쟁으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의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실적위주 KPI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가 항목수를 대폭 축소하고 공공성과 금융소비사보호 항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회사가 마케팅을 이유로 행원들에게 무리한 실적 할당을 요구해서도 안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관련 대책을 수립해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내달 4일 국회에서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이와 관련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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