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벼랑 끝 몰린 KAI…노조 “검찰수사·경영공백 이중고”

벼랑 끝 몰린 KAI…노조 “검찰수사·경영공백 이중고”

기사승인 2017. 08. 24. 11:5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국회서 간담회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 호소
하성용 전 사장 퇴임 후 한달 넘게 경영 공백
"비리는 척결하되 항공산업은 살려야"
KAI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KAI 노조 관계자들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 KAI는 회사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 신임 사장이 임명돼 조속한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안소연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방산 비리 관련 검찰 수사의 장기화와 경영 공백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KAI 노동조합은 “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결과가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회사 내 주요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KAI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로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르는 등 재무 유동성 어려움까지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 이래 최대 수출 사업으로 꼽히는 연말 APT(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수주마저 위태롭다는 설명이다.

KAI 노동조합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리에 대한 수사는 예외가 있을 수 없지만 항공 산업은 반드시 살려야 한다”면서 “수사 장기화로 종업원들은 일손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하성용 전 사장의 횡령 혐의 사건이 일어나기 전 만해도 KAI와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APT를 수주할 확률이 50% 이상이었으나, 현재는 20%라는 추측까지 나온다”며 “정부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준다면 다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피력했다.

APT 건은 미국 록히드마틴과 합작해 T-50을 제작, 수출하는 사업이다. APT는 예상 고용 창출 효과만 18만 명 이상인 초대형 사업으로 한국 방산 업계가 전체가 주목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다. 전체 규모는 17조원에 달한다.

재무 유동성 위기도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 KAI는 신용등급 하락 검토대상에 올랐으며 기관들의 채권 회수도 시작됐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하 전 사장이 일련의 모든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의미로 지난달 20일 사퇴한 후 이를 진두지휘할 사령탑마저 한 달 넘게 부재한 상황이다.

APT 뿐 아니라 수년 전부터 공들여온 항공정비사업(MRO)도 보류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상반기 내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유일한 지원사였던 KAI가 논란에 휩싸이자 다시 선정을 미루고 있다.

내부에서는 지난 22일 신임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이사회가 열릴 전망이었으나 무산됐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8월 내 새로운 경영진이 임명돼 9월부터는 공백을 반드시 메우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KAI의 운명이 하반기에 달렸다는 반응이다. 방산업계 특성 상 대부분의 수주가 1~2분기에는 극소수이며 3~4분기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