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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기업] 직장 아닌 직업 찾아주는 진로·취업 서비스 ‘오픈놀’

[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기업] 직장 아닌 직업 찾아주는 진로·취업 서비스 ‘오픈놀’

기사승인 2017. 09. 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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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개 역량평가 툴로 자신에게 꼭 맞는 직무·역량 찾아줘
기업 수요 포착해 역량 평가로 ‘인재 선발’
과제 미수료 시 재도전 통해 직무 맞는 기업 연결
역량 중첩 않는 팀운영이 튼튼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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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택 오픈놀 대표가 1일 서울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오픈놀
철옹성같은 관문을 통과한 신입사원들의 4분의 3이 4.3개월만에 퇴사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대·중소기업 인사과 담당자도 학벌·봉사활동·어학점수가 신입사원의 최고조건이 아님을 안다. 하지만 386세대(60년대 생·80년대 학번)가 만들어 놓은 틀에 불만은 많아도 누구 하나 이 시스템을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대학 종강 후 토익학원이 수강생으로 미어지는 이유다.

모두가 ‘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는 것’을 잊었다. 진짜가 아닌 곳에 둥지를 틀어도 정체성 고민만 늘어간다. 결국 대안은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경험하고 근속율·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 시대에 청년들의 앞길을 ‘진짜’로 밝혀주는 기업이 있다. 스펙을 앞세운 취업시장에 반기를 든 ‘오픈놀’이다. 1일 서울 공덕동 서울창업허브 오픈놀 사무실에서 만난 권인택 오픈놀 대표는 “진짜를 찾아줘야죠. 스킬·자격증 이런 가짜에 익숙해지지 말고, 모두에게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주자는 것이 오픈놀의 근본입니다”라고 말했다.

오픈놀은 진로·취업 교육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적합한 인재를 찾는 기업과 적성에 맞는 기업을 찾는 취준생 간 소통창구다. 대표 서비스는 ‘미니인턴’. 기업으로부터 채용의뢰를 받아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모집한다.

오픈놀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평가하는 과제를 참가자들에게 제공한다. 과제는 기업 특성·규모보다는 철저히 직무에 맞는 역량을 평가하는 툴이 바탕이 된다. 참가자들은 오픈놀이 제공하는 사전교육을 거쳐 대략 2주 동안 과제를 수행한다.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참가자를 위한 별도의 공간·장비가 필요없다. 참가자들은 미니인턴을 통해 과제 초안 컨설팅도 함께 제공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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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택 오픈놀 대표가 1일 서울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오픈놀
포스코 인사팀 출신인 권 대표는 “무서울 정도의 압박면접을 통과한 신입사원이 꼭 위기능력에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위기에 둔감하고 상황을 잘 모면하는 임기응변에 강한 경우도 더러 있거든요. 오픈놀은 기존 인재 확인 과정을 보다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역량을 확인합니다”라고 말했다.

오픈놀은 과제를 완성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역량을 평가해 통과여부를 결정한다. 64개의 역량평가 툴은 기본적으로 ‘콘펠’을 참고하고, 2011년 말 창업 후부터 꾸준히 모아온 오픈놀의 진로·적성(HRD) 관련 데이터베이스에 근거한다. 참가자는 자신이 활동적인 무브투무브형인지, 도전적인 스타트업형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역량과 직무를 매칭시키는 과제에 통과한 참가자들은 이후 기업과 매칭된다. 오픈놀은 여러 후보군을 선정해 기업에 전달하고, 취업이 이뤄지면 과제수임료·헤드헌팅비용 등을 받는다. 역량평가에 떨어진 참가자들이 재참여를 원하는 경우 소정의 비용을 내야한다.

권 대표는 “무료서비스를 진행한다고 반드시 사회적 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하니까요. 오히려 오픈놀은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바탕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주며 사회 문제 해결과 가치 실현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2011년 비영리단체로 시작했지만 확실한 사업성장을 위해 사기업으로 변모한 이유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실무에 적합한 인재를 찾지는 않는다. 권 대표는 매달 참가하는 인사담당자 세미나에서 “솔직하게 학벌 높은 신입을 원한다”는 인사담당자들의 고충을 듣는다. 권 대표는 “비영리기업을 벗어나 좋은 점은 이런 부분에 대한 니즈가 분명히 보인다는 것”이라며 “오픈놀은 이미 내재된 역량(디벨롭얼리) 또는 교육으로도 안 되는 역량 등을 평가하는 체계를 정교화시켜서 역량평가 툴을 발전시키고, 이미 역량평가·과제수행을 완료하고도 원하는 기업을 찾지 못한 참가자들을 대기업 등으로 매칭시키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픈놀 ‘미니인턴’의 참가기업은 139개, 참가자는 2800여명에 이른다. 참가자 만족도는 평균 97.8%, 기업 만족도는 93%다. 잡코리아·사람인 등 채용서비스가 2~3%대 취업성사율을 보이는 반면 오픈놀은 취업성사율이 평균 7%를 웃돈다. 이를 토대로 한 평균 국내 매출액은 20억원이다. 중국 법인은 매년 3억~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탄탄한 적성·직무 평가 프로그램이 빛을 본 배경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소기업체험교육 참가가 있다. 2011년 연세창업지원센터에서 4명으로 시작한 오픈놀은 2012년 법인사업자로 바뀌며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지원했다. 이후 8개월간 수입은 없었지만 오프라인으로 진로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데이터를 쌓았다. 이 과정에서 단기 프로그램들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오픈놀만의 3주·6주 프로그램을 기획, 연구시범학교 42개교의 자율학기제를 도맡았다. 무료로 제공했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시범학교가 3000여개로 늘어나며 오픈놀의 장기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았고, 매출이 억단위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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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택 오픈놀 대표가 1일 서울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오픈놀
권 대표는 회사의 탄탄함을 운영의 철학에서 찾는다. 권 대표는 “창업 시작부터 조직을 작게하는 데 주력했다. 창업팀을 구성할 때도 역량의 중첩을 피했고, 회사와 잘 맞지 않는 경우에는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3년 차 때 회사가 커야할 때 새로운 인력이 필요했지만 이 때도 멤버 간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대표로서 이끌어가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3~25일 제주도에서 열린 ‘벤처썸머포럼’에서 발족된 스타트업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는 권 대표가 바라는 벤처생태계는 무엇일까. 권 대표는 “오픈놀 자체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간 협업이 많이 일어나야 창업이 활성화된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잘하는 것 외에는 철저하게 타업체에 맡기고 연방체를 형성해야 안정적인 창업이 활성해진다. 스타트업위원회에서도 IT(정보통신)뿐 아니라 유통·제조 등의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제안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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