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지지층도 분열…커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

지지층도 분열…커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

기사승인 2017. 09. 10. 17:3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오후 사드 임시배치 문제와 관련해 “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안보상황이 과거 어느 때보다 엄중해진 상황에서 정부는 한반도 전쟁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사드 임시배치를 더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통제되지 않는 고삐풀린 북한, 강경 일변도의 미국 트럼프 행정부, 북핵에는 눈감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만 딴죽을 거는 이율배반의 중국, 사드 배치로 분열하는 진보 지지층, 다그치는 야권… 한반도 안보 이슈가 장기화 국면에 진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은 한없이 깊어지고 있다. 80%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국정 지지도 역시 예측 불허, 통제 불능의 안보 이슈로 인해 조금씩 흔들리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일 청와대의 사드 추가 배치 결정에 강력 반발하며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7일 사설에서 “사드배치를 지지하는 보수세력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는 막말까지 내뱉었다.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자동차·유통 등 국내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이 더욱 노골화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층 내부에서도 사드 추가 배치 결정에 ‘말바꾸기’라며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의 일원으로 통하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완전히 아베(일본 총리)처럼 돼가고 있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퍼부었다. 정 전 장관은 “우리가 촛불로 문 대통령을 뽑았는데, 이름과 용모는 같은 사람인데 다른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사드 배치도 그렇고, 전부 촛불 민심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라고 100% 다 잘할 수는 없다”며 “대통령을 그동안 신뢰해 왔다면 ‘지금 왜 저런 행보를 할까’ 한 번만 더 생각해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지지층에 호소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통일 외교 안보 분야 행보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분석해 놨다”며 한 언론인이 쓴 글을 소개했다.

해당 글은 “문 대통령은 지금 굴욕을 감내하면서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북한과 맞서 최소한 함부로 취급받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 생명줄을 쥐고 있는 미국의 가랑이 밑을 기고 있는 것”이라며 “기는 것뿐 아니라 미국이 짖으라고 하는 대로 짖어 주고 있는 것이다. 그 장면이 전혀 이해가 안 가는가”라고 반문하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문 대통령 또한 작금의 대북 강경책이 마뜩찮지만 미국 정부에 보조를 맞추지 않고선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권은 미국 백악관이 미군의 전술핵무기 한반도 재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11일부터 진행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전술핵무기 이슈화에 강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또한 안보 이슈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대응력을 집중 성토할 계획이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국회 복귀를 선언한 한국당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문 대통령은 오는 18∼22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문 대통령의 복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