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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지가 북 제재 성공 여부 판가름…미국, 중국과 협력 강조(종합)

중국 의지가 북 제재 성공 여부 판가름…미국, 중국과 협력 강조(종합)

기사승인 2017. 09. 1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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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UN-DIPLOMACY-POLITICS-NKOREA <YONHAP NO-1440> (AFP)
사진=/AFP,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1일(현지시간)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 9일 만에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초안보다 완화된 제재로 인해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의견도 있으나, 중국이 키를 쥔 만큼 기대해볼만 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는 당초의 초안보다 약화됐다고는 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거나 미국과의 일전을 불사하는 것 중 양자택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의류 임가공 무역 금지와 정유 수출을 연간 200만 배럴로 제한한 조치 등을 보면 정말 그렇다고 해야 한다.

특히 북한 경제가 한때의 혈맹 중국에 90% 가까이 의지하는 현실을 상기할 경우, 제재 실행에 대한 중국의 의지 여하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공이 국제사회가 아닌 중국에 넘어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시각이 아닌가 보인다.

북중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2일 전언에 따르면 전망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우선 실행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결의 2375호의 기본 틀을 짰을 뿐 아니라 표결에서도 찬성을 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자신이 만들고 찬성한 안을 거들떠보지 않을 리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하기야 지금도 나름 대북 제재에 성의를 보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보면 이렇게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역시 양측의 특수성을 고려할 경우 낙관을 불허한다고 봐도 좋다. 어떤 식으로든 우회로를 찾아 거래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예측이 충분히 가능하다. 밀무역을 통한 거래를 중국이 굳이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는다면 어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이 늘 전가의 보도로 입에 올리는 ‘북한의 민생’ 카드까지 여전히 유효한 상황까지 상기하면 결의 2375호는 충분히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 내 분위기는 제재가 허술하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듯하다.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언론이 유엔 안보리에서의 자국 활약을 중점 부각시키면서 보도하는 것만 봐도 진짜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아예 확신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 경우는 “조선(북한)이 이번에는 빠져나가기가 어려울 듯하다”는 한셴둥(韓獻東) 중국정법대 교수의 말이 무엇보다 잘 증명한다.

다만, 중국은 기존의 북한과의 대화 기조는 유지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각국은 안보리 결의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집행해야 한다”면서 “현재 한반도 정세가 고도로 복잡하고 민감하므로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유관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 협력강조, 일본은 환영

이번 제재의 초안을 마련하며 강력한 대북 제재를 외쳤던 미국은 이번 결의안 채택이 자국과 중국의 협상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협상의 문을 열어두는 자세를 보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헤일리 대사는 이날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가 새로운 대북 제재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후 “이번에 채택한 결의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연대가 없었다면 채택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양국 지도자 간 합의가 배경에 있었음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북한과 관련 “미국은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북한은 아직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만약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한다면 나라의 미래를 되찾을 수 있다”며 “북한이 스스로 평화롭게 살 수 있음을 증명한다면 전세계 역시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도 북한과의 협상의 여지를 열어 둔 것으로 읽힌다.

미국과 함께 강력한 대북 압박을 주장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2일 안보리의 결의 채택 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각별히 엄격한 제재를 부과하는 강력한 결의가 만장일치로 신속하게 채택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결의의 실효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도 “압력을 새로운 단계까지 강화해 북한이 정책을 바꾸게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의사를 명확히 했다”고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 채택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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