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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일부 언론, 우리 대통령 말보다 외신을 더 신뢰하는 듯”

청와대 “일부 언론, 우리 대통령 말보다 외신을 더 신뢰하는 듯”

기사승인 2017. 09. 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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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전날 통화한 사실을 소개하며 “북한에서 주유하려고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딱하네”라고 말했다. 이는 유엔의 강화된 대북 제재로 북한이 석유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 연합뉴스
청와대는 18일 일부 언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글을 잘못 번역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기사를 쓴 일부 언론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어젯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일부 언론의 오역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청와대가 문제 삼은 문제의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미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을 번역한 국내 언론 기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북한에서는 기름을 사려는 줄이 길게 형성됐다. 딱하다!(Long gas lines are forming in North Korea. Too bad!)”라고 적었다.

이는 북한에 연간 공급되는 원유량 30%를 차단하는 지난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2375호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부 국내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을 번역하면서 “Long gas lines are forming in North Korea” 대목을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긴 송유관이 만들어지고 있다”로 오역했다. 또 이어지는 “Too bad!”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러를 잇는 송유관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일부 언론은 이 같은 오역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남북경협 사업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하며 한·미간에 또 다시 이상 잡음이 일고 있다는 식의 해설 기사를 썼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가 개별적 기사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적은 있지만 제가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언론 논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일부 언론 보도들이 어떨 때 보면 너무 아슬아슬한 경우가 있다”며 “전부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언론보도로 인해 외국과의 외교 관계가 꼬일 수 있었던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국내 언론 보도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의 경우, 우리 당국자나 우리 정부, 심지어 우리 대통령의 말보다는 외신, 외국의 당국자들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것 같다는 느낌까지 받는다”며 일부 언론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오보 문제도 언론이 반성해야 될 부분은 팩트에 대한 정확한 확인과 해석을 하지 않고 여러분들 머릿 속에 일부나마 그런 프레임이 있는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를 비난한 것이라는 그런 예측, 거기에 따르는 프레임들이 먼저 머리 속에 있기 때문에 영어를 굉장히 잘하시는 특파원들께서도 이런 너무나 쉬운 영문에 대해 오보를 낼 수 밖에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우리 중심적인 사고와 국익에 기반하는 독자적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지나치게 우리의 관점보다는 외부의 시선에 의존하는 기사들이 가끔씩 보인다”며 일부 언론 보도 태도를 ‘사대주의적 행태’로 규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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