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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vs능청…‘천의 얼굴’ 김남길

오싹vs능청…‘천의 얼굴’ 김남길

기사승인 2017. 09.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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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배우 김남길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과 tvN 토일 드라마 '명불허전'(극본 김은희, 연출 홍종찬)으로 쌍끌이 흥행 중이다. 두 작품에서 전혀 상반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남길은 연기 호평은 물론 흥행 성적까지 두마리 토끼를 다잡은 상태. 
 
김남길은 '살인자의 기억법'과 '명불허전'에서 같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다. '명불허전'에서는 허준과 동시대 명의 허임 역을 맡아 400년을 뛰어넘어 2017년 서울로 타임슬립하며 의술을 펼치고 있는데 그의 코믹하고 능청스러운 연기가 일품이다. 

앞서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한 바 있지만 이는 맛보기에 불과했다. 극 초반 조선에서 서울로 타임슬립한 후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였을 때 그의 기절초풍 할 듯 놀라다가도 이내 아이처럼 신기해 하는 모습은 큰웃음을 안겼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짓고, 회전문과 에스컬레이터에 놀라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다가도 엘리베이터에 갇혀 발버둥 치는 모습 등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에게 가벼운 모습만 있는 건 아니다. 침을 쥐었을땐 조선 제일의 의술가 허임의 카리스마가 느껴지고, 김아중을 바라볼 땐 로맨스 장인의 눈빛이 발산되며 입체적인 매력을 뽐내고 있다.

반면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김남길은 살인범을 의심받는 태주 역을 맡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극중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 병수(설경구)의 살인습관을 깨우는 의문의 남자로 분해 병수의 의심대로 그가 연쇄 살인마일지 혹은 병수의 망상일지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는 선한 미소와 섬뜩하게 차가운 눈빛을 오가며 관객을 혼란에 빠지게 했는데, 캐릭터와 실마리를 모두 드러내지도 감추지도 않은 미묘한 경계에서 서스펜스를 끌어낸건 그의 치밀한 연기 덕이었다.

단순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아닌 화장하지 않은 조커를 연상하게 만드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감정을 담고자 했으며, 웃어도 웃는 것 같지 않은 캐릭터의 서늘한 느낌을 위해 무려 14kg을 찌웠다.

김남길은 올해로 연기 14년차이지만 매 작품 새로운 얼굴로 전환점을 써내려가고 있다. 2003년 MBC 31기 공채 탤런트 출신인 김남길은 2009년 MBC '선덕여왕'으로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0년 SBS '나쁜 남자'로 주인공을 꿰차며 나쁜 남자의 신드롬에 서기도 했다. 

그렇게 어둡고 다크한 이미지의 중심에 있었던 그는 이를 한 번 뒤집게 되는데, 제대 후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년)을 통해 '한국의 잭스패로우'라는 별칭을 얻으며 코믹한 연기도 가능한 배우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이 영화로 86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력까지 갖추게 됐다. 

이후 그는 '무뢰한'(2015년)으로 칸국제영화제에 방문했으며, '판도라'(2016년) '어느날'(2017년) 등 작품의 크기나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캐릭터로 인생작을 써내려왔다. 

이러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남길 수 있었던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자신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역량을 발전시켜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온 결과다. 

이에 힘입어 '살인자의 기억법'은 극장가 비수기에도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입소문 흥행과 함께 개봉 14일재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명불허전' 역시 회를 거듭할 수록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로지 연기 외길을 걸으며 매 작품 인생캐릭터를 경신해온 김남길. 결코 우연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기에, 그의 앞날을 더욱 박수치며 지켜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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