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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한고비 넘고 있는 KAI 사태, 한진해운 전철 피해야

[취재뒷담화] 한고비 넘고 있는 KAI 사태, 한진해운 전철 피해야

기사승인 2017. 09.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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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서울사무소
“최근 수출입은행, 산업부 등으로부터 ‘현재 회사 유동성 상태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유관기관이 현재 회사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20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관계자는 ‘유동성 문제는 한 고비를 넘긴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KAI는 흑자도산을 우려할 만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다 보니 금융권에 대출을 받기도 힘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관계자의 전언대로 현재 정부에서도 KAI의 현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지난 15일 차입금 한도를 늘려 이르면 이번 주 자금 수혈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 항공기 제조업체인 KAI는 한 때 연말 17조원 대 미국 고등 훈련기 교체 사업(APT) 수주 등 황금빛 미래를 전망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위기는 한 순간이었습니다. 전 경영진의 비리 혐의 등이 엮이면서 순식간에 자금·수출 위기가 닥쳤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한진해운 파동과 겹칩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가장 실패한 구조조정으로 꼽힙니다. 회사의 유동성 위기만을 문제 삼아 전체 해운업계는 물론 수출입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기 때문입니다. 혹독한 구조조정 후 국내 1위 해운업체가 파산했고 한국 해운업계도 반토막 난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번에도 방산비리를 수사하다가 회사가 망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론이 대두됐습니다. KAI와 거래하는 해외 정부는 ‘제대로 만들 수 있느냐’는 문의까지 해왔기 때문에 한국 항공 제조 산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았습니다.

도산의 위기는 넘겼으나 여전히 KAI 사장의 자리는 공백입니다. 대외 신인도도 다시 끌어올리고 APT 수주도 다시 박차를 가해야 하는 등 갈 길은 멉니다.

검찰이 조만간 하성용 전 대표의 구속 영장을 신청할 전망이어서 수사도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KAI 내부 뿐 아니라 방위산업 전반에서는 이번 수사가 방산 적폐를 뿌리 뽑되, 유관 산업이 기우는 게 아니라 진일보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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