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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친 양승태 대법원장 “정치 세력 등 부당한 영향력에서 사법부 지켜야”

임기 마친 양승태 대법원장 “정치 세력 등 부당한 영향력에서 사법부 지켜야”

기사승인 2017. 09. 2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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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양승태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 퇴임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양승태 대법원장(69·사법연수원 2기)이 퇴임식에서 정치적인 세력 등 부당한 영향력에서 사법부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원장은 22일 오전 서초동 대법원에서 진행된 퇴임식에서 “오랜 역사적 교훈을 통해 이룩한 사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거나 정치적인 세력 등의 부당한 영향력이 침투할 틈이 조금이라도 허용되는 순간 사법부 독립은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대법원장은 “재판 결과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기만 하면 도를 넘어선 비판을 하고 폭력에 가까운 집단적인 공격조차 빈발하고 있다”며 “이는 사법부가 당면한 큰 위기이자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의 기본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 대법원장은 최근 법원 내부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일선 판사들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양 대법원장은 “법관독립의 원칙은 법관을 위한 제도가 아니고, 법관에게 특혜나 특권을 주는 것도 아니다”며 “법관독립의 원칙은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며 법관에게는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재판의 독립을 지켜야 할 헌법적인 의무와 책임이 있을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42년간 법관으로 근무한 소외도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올해로 69년이 된 사법헌정사의 3분의 2에 가까운 기간을 사법부에 몸담았다”며 “수난과 혼란, 기대와 희망이 물결치던 우리나라의 현대사 안에서 의분과 보람, 좌절과 긍지, 실망과 기대가 교차하는 순간순간을 빠짐없이 겪어왔고, 법원의 성장과 변화를 체험했다”고 회상했다.

또 “국가 권력의 한 축인 사법부의 행정을 총괄하는 일은 단 하루도 마음 놓을 수 없는 가시밭길이었던 것 같다”며 “그저 오래된 법관에 그치지 않고 온몸과 마음이 상처에 싸여있는 고목 같은 법관이 될 수 있다면 더없는 영광과 행복으로 여기겠다”며 오현 스님의 ‘고목소리 들으려면’이라는 시구를 인용하며 퇴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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