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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속 빈곤’ 코스닥… 시총 최대에도 지수·거래대금 제자리

‘풍요 속 빈곤’ 코스닥… 시총 최대에도 지수·거래대금 제자리

기사승인 2017. 09.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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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이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지수나 거래대금 등이 늘어난 시총을 따라가지 못하는 ‘풍요 속 빈곤’이 이어지고 있다. 상장기준 완화 등을 통해 활발한 기업공개(IPO)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덩치만 커진 채 체력은 달리는 ‘외화내빈’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시총은 지난 14일 227조9000억원에 이어, 15일 229조9566억원을 기록해 연이틀 사상 최대치 기록을 세웠다. 이어 18일에 처음으로 230조원을 넘어섰고, 19일에는 231조4895억원으로 역대 기록을 또한번 갈아치웠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671.30을 기록한 코스닥지수는 시총 230조원 시대를 연 18일 675.87로 소폭 상승했지만,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19일에는 674.48로 오히려 후퇴했다. 올해 초 632.04로 장을 연 코스닥지수는 22일 현재 648.95로 고작 2.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9%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코스닥의 부실한 체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 들어 코스닥 시총이 큰 폭으로 증가한 건 활발한 IPO 덕분이다. 지난 1월 유바이오로직스가 첫 테이프를 끊은 후로 20일 상장한 선익시스템과 엠플러스에 이르기까지, 올 들어 코스닥에 새로 입성한 상장사 수는 55곳(스펙 제외)에 달한다. 이들 기업의 공모총액은 2조6092억원이다. 거래소 코스닥본부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20개 정도의 상장예비심사가 남아 있어, 올해 공모총액은 3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코스닥의 빈약한 체력은 거래대금에서도 드러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코스닥시장의 일평균거래대금은 2조89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들어 3조1400억원으로 뛰어오른 일평균거래대금은 20일 기준 최근 석달 동안 3조9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8월 1일부터 9월 1일까지 한달간 일평균거래대금은 2조6990억원 수준으로 3년 전인 2014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늘어난 시총을 거래대금이 따라가지 못하는 건 잇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이탈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코스피시장 대형주를 중심으로 랠리를 펼치면서 개인 상당수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갈아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떠나간 개인투자자들을 잡을 유인책도 마땅찮다. 오히려 카카오에 이어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인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시장 전반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셀트리온은 21일 기준 코스닥 전체 시총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시총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더하면 셀트리온그룹주의 시총은 코스닥 전체의 10.8%에 달한다.

거래소는 셀트리온의 이탈을 막기 위해 코스피200 지수에 코스닥 상위종목을 담거나, 코스피·코스닥 종목을 합친 새 통합지수 개발에 나서는 등 고육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특정 기업만을 위한 지수 개발에 나선 건 아니다”라면서도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은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주주총회를 거쳐 이전상장을 결정하면 딱히 막을 방도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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