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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원전총회 눈칫밥…국제적 웃음거리 된다

[사설] 세계 원전총회 눈칫밥…국제적 웃음거리 된다

기사승인 2017. 09. 2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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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부터 1주일 동안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총회가 정부당국으로부터 냉대를 받고 있다고 한다. 25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행사 주최 측인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해 WANO 총회 관련 내용을 보고한 자리에서 산업부 측은 "행사를 적절한 시기로 연기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한수원측이 "국제행사라서 일정을 바꾸기 어렵다"고 설명했고 산업부도 이를 이해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원전업계는 한국의 원전경쟁력이 세계원전사업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부각되는 것이 탈원전 정책을 추진 중인 산업부 입장에서는 껄끄럽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영향 탓인지 한수원측은 행사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있는데도 홍보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WANO는 1986년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 원전의 위험 및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세계원전사업자들이 원전안전과 원전운전 기술정보 및 사고·고장 정보의 신속한 교환을 목적으로 1989년 5월 발족됐다. 지금은 34개국 122개 원전운영사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세계 원자력계를 대표하는 양대 기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WANO총회에 대해 산업부가 무관심을 넘어 총회연기를 요구하는 등 홀대를 하는 것은 주무부처로서 할 수 없는 일이다. WANO총회가 정부의 눈칫밥 속에 열리는 모습을 보인 셈이기 때문이다. 세계 원전업체들이 한국정부가 원전의 안전성에 무관심하다고 비판을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또 정부의 이런 태도는 국내의 기존 원전(24기)에 대한 안전성 확보조차 신경 쓰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WANO회원사들에 비춰질 수 있다.
 
현재 한국은 UAE에 대한 원전수출, 사우디 스마트원전 수출을 위한 설계협약, 요르단 연구로 수출가동 등 세계적으로 원전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한수원의 WANO 안전성 종합지수도 원전 10기 이상 운영사중 미국의 엑슬론사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할 만큼 원전운영안정성을 인정받았다. WANO총회가 정부당국으로부터 푸대접을 받는다면 이러한 국산원전의 명성과 국제경쟁력은 하루아침에 무너질 것이다.
 
이외에도 국제회의 개최는 관광산업의 파급효과 때문에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아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WANO총회가 정부당국으로부터 푸대접 받는다면 한국에서 국제회의 개최는 더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산업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모른다면 이제라도 태도를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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