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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 의존도 낮추는 현대모비스…美·中 5조3000억원 수주

맏형 의존도 낮추는 현대모비스…美·中 5조3000억원 수주

기사승인 2017. 09. 2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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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올해 북미와 중국에서 5조3000억원대 납품 계약을 따냈다. 향후 2~3년 내에 그룹내 맏형인 현대자동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물꼬를 튼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 6위로 연 36조원대 매출 규모를 자랑하지만, 이 회사의 꿈은 글로벌 거래선 확대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현대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현대모비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것을 피해왔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매출의 80%가량을 모듈 및 부품 제조로 벌어들이는데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비중이 올해 1분기 기준 70%를 웃돈다.

◇픽업트럭용 부품 납품…중국 신규거래선 뚫어
25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회사가 북미 지역에서 수주한 부품은 픽업트럭용 새시모듈과 전장부품인 DCSD·ICS 등 3가지다. 중국에서는 차량 오디오용 외장앰프·전자식주차브레이크(EPB)·리어램프를 수주했다. 수주 규모만 5조3000억원에 달한다.

현대모비스가 북미 지역에서 픽업트럭용 새시모듈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픽업트럭 시장 진출 여부는 부품회사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현대모비스는 2006년부터 미국 완성차 메이커 SUV 차량 3종에 새시모듈을 공급하며 기술과 품질 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에 인포테인먼트와 공조장치를 조작하는 전장부품인 ICS와 DCSD도 추가 수주했다. 이 부품들은 이미 2011년과 2016년부터 북미 지역 완성차 업체 두 곳에 공급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전장부품인데 이번 추가 수주로 공급 기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는 새 거래처를 확보했다.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 한 곳에 차량 오디오용 외장앰프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가 해외 시장에서 모듈과 램프·제동장치·전장품 외에 감성(感性)부품으로 불리는 외장앰프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다른 중국 완성차 회사에 전자식주차브레이크(EPB)와 리어램프도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무너지는 맏형 현대차…살길 찾는 현대모비스
해외 거래선 확대는 현대모비스의 오랜 숙원이다. 자동차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사는 완성차업체와 차량이 출시되기 3~5년 전부터 공동 연구·개발 과정을 거친다”며 “이 과정에서 신차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공유하게 되는데 현대모비스와 거래하면 현대차에 자사의 신차 정보가 흘러 들어갈 것을 우려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이 회사의 기술력을 외면했던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기술력 뿐만 아니라 신뢰를 강조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크라이슬러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닷지 듀랑고의 새시모듈을 끊김 없이 납품해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부품 수주는 기술 우위와 안정된 품질 관리 시스템, 상호 신뢰 등 여러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가능하다”며 “연구개발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자동차 산업 트렌드를 잘 분석해 글로벌 완성차 회사를 대상으로 수주 확대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핵심 부품사로 세계 6위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현대차의 판매실적을 뒤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상반기 현대차 판매량 감소는 현대모비스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현대차의 올 8월까지 누적 차량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7.2% 감소했으며 수출은 9.2% 줄었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687억원으로 전년대비 6.9% 감소했다. 2분기 역시 4924억원으로 37.2% 급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21.6%)부터 이어진 영업이익 감소세는 올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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