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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삼성·LG 세탁기로 자국 산업 피해” 판정…월풀 청원 수리

美 ITC “삼성·LG 세탁기로 자국 산업 피해” 판정…월풀 청원 수리

기사승인 2017. 10. 0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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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가 자국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정했다.

ITC는 이날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청원을 심사한 결과, 위원 4명의 만장일치로 “수입 세탁기의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심각한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정했다.

다만 ITC는 삼성과 LG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산’ 제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향후 세이프가드 조치시 배제하도록 했다. 한미FTA(10조5항)에 따르면 미국은 글로벌 세이프가드 조치에 앞서 한국산 제품은 별도로 심사해 자국산업에 피해를 주지 않았을 경우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양사 모두 중국, 베트남, 태국, 멕시코 등 해외공장에서 세탁기를 제조·수출하고 있어 ‘한국산 면제’ 혜택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월풀이 청원한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은 삼성과 LG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로 미국 시장 점유율은 월풀(38%), 삼성(16%), LG(13%) 순이다. 삼성과 LG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 규모는 총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다.

월풀은 삼성과 LG가 대부분 해외공장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것에 대해 반덤핑 회피를 위한 행위로 보고 세이프가드를 요청했다.

ITC는 오는 19일 ‘구제조치(remedy)’ 공청회를 개최하며 내달 투표를 거쳐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결정, 오는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 보고한다.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한다. 이에 따라 최종 결론은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제조치로는 관세 부과 및 인상, 수입량 제한, 저율관세할당(TRQ·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등이 고려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 들어 ITC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요청 안건을 심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ITC는 지난달 22일 한국과 중국, 멕시코 등에서 수입된 태양광 패널이 자국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정했다. 미 태양광 패널 업체 ‘수니바’와 ‘솔라월’가 지난 5월 청원한 데 따른 것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구제조치를 받아들인다면,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한국산 등 수입 철강제품에 8~30% 관세를 부과한 이후 16년 만에 세이프가드가 부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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