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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금슬금’ 오른 주담대 금리 5% 돌파…가계부채 ‘뇌관’

‘슬금슬금’ 오른 주담대 금리 5% 돌파…가계부채 ‘뇌관’

기사승인 2017. 10.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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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주택담보대출금리추이
‘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5%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다.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20일 3.74~4.96%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23일 3.827~5.047%로 0.87%포인트(p) 올릴 예정이다. 이로써 시중은행 중에서는 가장 먼저 5%대 금리에 진입하게 된다.

다른 은행도 금리 인상에 나섰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3.41~4.61%였던 주담대 금리를 3.52~4.72%로 0.11%포인트 인상한다. 신한은행은 3.44~4.55%에서 3.49~4.60%로 우리은행은 3.40~4.40%에서 3.45~4.45%로 각각 0.05%포인트씩 올린다. NH농협은행 주담대 금리도 3.53~4.67%에서 3.58~4.72%로 0.05%포인트 오른다.

하나은행 측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상승해 그 폭만큼 올린 결과”라며 “가이드 금리이기 때문에 개별 고객에게 적용되는 금리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승은 지난 18일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영향이 크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융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한 부분도 시장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총재의 발언 직후인 20일 국고채 3년물의 최종호가 수익률은 2.088%로 금통위 전날인 18일 최종호가 수익률(1.935%)보다 하루 만에 0.153%포인트 올랐다. 5년물 금융채 금리는 20일 기준 2.392%로 18일(2.3598%)보다 0.032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금리 상승은 코픽스(COFIX) 금리 인상으로 연결된다. 코픽스 금리 중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돼 잔액 기준 코픽스보다 시장금리 변동을 빠르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52%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오른 데 이어 이달 코픽스 금리도 더 치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대출금리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출 금리 인상이 대출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대출금리는 최대 3%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5%포인트만 올라도 고위험 가구의 금융부채 규모가 4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이 증가한다”며 “경기 회복과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저해할 수 있는 가계부채 부실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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