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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은 봄 의미하는 제비 아니야

[기자의 눈]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은 봄 의미하는 제비 아니야

기사승인 2017. 10. 1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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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여전할 가능성 훨씬 더 농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꽉 막혔던 한중 관계에 한 줄기 서광이 비치고 있다. 지난 10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던 560억 달러 규모의 양국 원·위안(元) 통화스와프 협정이 극적으로 3년 연장된 것은 진짜 이런 표현이 과하지 않을 것 같다. 이 합의가 외교, 경제적으로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다소 누그러뜨릴 결정적 전기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정말 이렇게 단언해도 좋다. 이 합의를 봄이 곧 봄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한 마리 제비로 해석하는 것도 때문에 크게 무리하지 않을 듯하다.

인민은행
한국과 통화스와프 협정 연장에 합의한 중국 측 주체인 인민은행./제공=인민은행 홈페이지.
하지만 낙관은 이르다. 한중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13일 전언을 종합하면 이유는 많다. 무엇보다 중국의 태도가 아직은 냉랭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통화스와프 연장이 양국 관계 개선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 아마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다. “인민은행에 물어보라”라면서 싸늘하게 반응한 것. 여기에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를 비롯한 언론이 대대적으로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도 팩트 외의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사실까지 더할 경우 진짜 양국 관계의 향후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은 곤란하다고 봐도 좋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이 한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한 것이 위안화의 국제화라는 자국의 이익 때문이라는 사실까지 상기하면 한중 관계를 낙관하는 것은 너무 나이브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한중 관계의 해빙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한 마리 제비는 아직 나타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사드 정국으로 인해 한중 관계가 이미 깊은 내상을 입고 말았다는 점이 아닐까 보인다. 양국 관계가 정상으로 돌아가더라도 후유증이 상당히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엄연한 현실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이는 중국의 적지 않은 한국 교민들이 “이제 중국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사드 정국이 해결되도 마찬가지다. 미련을 가지지 않겠다”는 등의 말을 남기면서 속속 엑소더스에 나서는 것을 보면 정말 잘 알 수 있다.

이제 한중 관계는 단군 이래 가장 좋았다는 불과 몇 년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단언해도 좋다. 이는 중국에게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넘은 한국에게는 안타까운 정도가 아니다. 큰일이 났다고 봐도 좋다. 이 점에서 보면 사드 배치와 관련한 일련의 매끄럽지 못했던 과정과 결정은 나중 꼭 규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적폐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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