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형 위원 "현행보다 0.25%포인트 높여야" 오는 11월30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 주목
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총재<YONHAP NO-2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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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제공 = 연합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4개월째 연 1.25%로 동결한 가운데 1년6개월만에 처음으로 소수의견이 나와 연내에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상할지 주목된다. 아울러 한은은 이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까지 올려 잡았다.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경기회복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한은의 시그널은 당장 다음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9일 금통위를 마친 후 진행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됐지만 소수의견도 나왔다”며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를 현행보다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고 밝혔다.
금통위에서 마지막 소수의견이 나온 건 지난해 4월 금통위가 금리동결 결정을 내릴 당시 하성근 금통위원이 추가 인하를 피력한 게 가장 최근이다. 이후로는 ‘만장일치’ 행렬을 이어왔다.
통상적으로 소수의견은 통화정책 변경 기조에 대한 시그널을 준다. 실제, 지난해 4월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뒤 금통위는 지난해 6월 금리를 현행 수준인 1.25%로 전격 인하했다.
앞서 이 총재는 올 6월 “완화적 통화정책의 조정이 필요하다”며 3년 만에 금리인상 깜빡이는 켜뒀지만, 정작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계속 금리를 동결해왔다. 갑자기 불거진 북핵 리스크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조치, 가계부채 폭증 등 대내외 요건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이 때문에 시장은 금리인상 신호와 금리인상 시기가 주요 관심사였다.
아울러 한은은 이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높였다. 한은은 연간 4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하는데, 3차례 연속 상향 조정한 것이다. 한은이 한 해의 성장률 전망치를 3번 연속 높인 것은 이례적이다. 이 총재가 그간 강조해왔던 금리인상의 선결과제인 ‘통화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에 가까워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달 30일 열리는 금통위에 이목이 쏠린다. 한은이 올해부터 금통위를 연 8회로 제한하면서 11월 금통위는 올해 열리는 마지막 금통위다. 특히 미국이 올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한·미간 금리 역전차 예상이 가능한 만큼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 이 총재는 “경기와 물가흐름이 통화완화 정도를 위한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의 경기와 물가흐름이 지속적인지 기조적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