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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인상 가시화…우리경제 미치는 영향은

한은, 금리인상 가시화…우리경제 미치는 영향은

기사승인 2017. 10. 2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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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 금리가 출렁이며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1년4개월째 동결하긴 했지만,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오면서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0%로 올려 잡으면서 금리인상 시그널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9일 금통위를 마친 후 진행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를 현행보다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며 “경기 회복세가 완만히 이뤄지고 있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3.0%, 내년 전망치는 2.9%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소수의견은 통화정책 변경 기조에 대한 시그널을 준다. 실제, 지난해 4월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뒤 금통위는 지난해 6월 금리를 현행 수준인 1.25%로 전격 인하한 바 있다.

특히 이날 한은이 발표한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금리인상 시그널에 힘을 보탠다.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반도체 업계의 호황에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점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효과가 반영됐다. 한은은 지난 4월 성장률을 2.6%로 수정해 0.1% 포인트 올렸고, 7월에는 종전보다 0.2%포인트 높은 2.8%를 제시했다. 한은이 한 해의 성장률 전망치를 3차례 연속으로 상향한 것은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시장의 예상보다 이른 금리인상 소수의견은 시장금리의 가파른 조정으로 연결됐다. 당초 시장은 내년 상반기께 금리인상을 예상했지만, 이같은 내용의 한은 발표가 이어지면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1·3·5·10년물 모두 전거래일보다 각각 6.9bp(1bp=0.01%포인트), 7.1bp, 7.1bp, 3.7bp씩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와 함께 한은의 금리인상 시사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대출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이유로는 저금리로 인한 주담대 시장의 활성화가 꼽힌다. 이 덕분에 가계부채가 1400조원 규모로 폭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 이자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취약차주들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리인상은 경기여건 대비 중립적인 기준금리로의 조정 필요성, 혹은 저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진행되는 것”이라며 “한은의 10월 금통위 시사점은 금리인상 자체가 경기과열을 억제하는 목적은 분명히 아니다”라고 봤다.

가계부채 외에 대중 교역 여건 또한 금리인상을 선뜻 단행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한은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긴 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조치 등이 여전히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승철 한은 부총재보는 “대중 교역 여건 악화의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어 성장률 하락 효과를 7월 전망보다 더 크게 반영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대중 교역 여건이 악화되며 국내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낮추는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에 따른 내외금리차와 진정되지 않은 북핵 리스크 등도 발목을 잡는다. 서 연구원은 “결국 경기 개선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증가 속도와 부동산 가격 흐름 등이 금리인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역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대내외 여건은 여전히 한은의 운신 폭을 죄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경기와 물가흐름이 통화완화 정도를 위한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의 경기와 물가흐름이 지속적인지 기조적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금리인상을 실제로 단행하기 위해선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부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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