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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에서 보수관리까지...한진엘리베이터, 30년 엘리베이터 전문기술로 한국 승강기산업 부활 꿈꾼다

생산에서 보수관리까지...한진엘리베이터, 30년 엘리베이터 전문기술로 한국 승강기산업 부활 꿈꾼다

기사승인 2017. 10.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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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자체공정으로 완성품 제조...직접생산자증명 조사에도 끄떡없어
원가 절감위해 매출액 3% 매년 기술투자
관수시장 점령하며 강소기업으로 우뚝...향후 해외시장 개척 비롯해 민수사업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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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갑용 한진엘리베이터 대표가 20일 경기 김포에 위치한 한진엘리베이터 공장에서 부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김진아 기자
비즈니스가 기술에 절대점을 두고 이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와 달리 현실은 차갑다. 대기업에 밀려 외국계기업에 묻혀 국내 중소기업들은 자체 기술을 갖고도 ‘버티기’조차 어렵다. 이 때문에 기업이 걸어온 오랜 연혁은 끈질긴 ‘생명력’을 의미한다. 엘리베이터 전문업체로 외길을 닦아온 한진엘리베이터는 30년 간 우직하게 기술을 연마해왔다. 대기업도 차질이 생기기 십상인 여러 승강기 공사를 60여명의 직원들이 거뜬히 해낼 만큼 업계에서는 ‘신뢰성’을 가진 강소기업으로 통한다.

“생산·조립·설치·고객서비스(A/S)·보수관리까지 전 과정을 다룰 수 있어야만 엘리베이터 전문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중소업체는 정말 적거든요. 마지막 보수관리에서 서비스 품질이 달라집니다. 저희는 애초에 이 전 과정을 다뤘기 때문에 계약 연장률이 90% 이상입니다. 설립 후 꾸준하게 엘리베이터 제조에만 집중해 완성품 제조업체로 성장해 왔기 때문이죠.”

지난 20일 한진엘리베이터 경기 김포공장에서 만난 직원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외국계 대기업에 다니다 한진엘리베이터로 자리를 옮긴 그는 중소기업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100% 자체공정을 소화하는 것이 한진엘리베이터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1987년 설립 후 1995년 법인으로 전환된 한진엘리베이터는 주 생산품인 승객용 엘리베이터뿐 아니라 화물·자동차·병원용 엘리베이터를 비롯해 최근 수요가 많아진 홈엘리베이터까지 취급한다. 제조·건설업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주차·산업기기는 다루지 않는다. 한진엘리베이터는 매년 200여대 한달 20-30대의 공사를 무리없이 진행하며 순수 엘리베이터업체라는 자부심을 품고 있다. 원가절감을 위한 꾸준한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1999년에는 품질관련 국제인증인 ‘ISO9000 품질인증’과 ‘ISO14001 환경인증’을 획득했고, 현재 보유한 특허만 5개에 이른다.

한진엘리베이터의 도약은 2002년 과천 정부청사의 승강기 공사를 맡으며 시작됐다. 지금이야 분당 150m 속도의 승강기가 일반적이지만 당시의 중소업체로선 분당 90m조차 버거운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한진엘리베이터는 보란 듯이 중소기업 최초로 150m 승강기 설치를 시현해 업계 선두기업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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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방문한 한진엘리베이터의 경기 김포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한진엘리베이터는 생산·조립·설치·고객서비스(A/S)·보수관리까지 전 과정을 자체 공정으로 처리하는 100% 승강기 완성품 제조업체다./사진=김진아 기자
이때부터 관수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이후 안성공조의 30대 발주를 비롯해 2009년부터는 꾸준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주관하는 공사를 맡았고, 이를 바탕으로 아파트 수주영업까지 진행하게 됐다. 윤동한 한진엘리베이터 전무이사는 “충남 서촌지역의 아파트수주공사 등을 무사히 마치며 지금은 관을 비롯해 거래업체와 부드러운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곧 조직이 탄탄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100% 승강기 완성품 제조업체인 한진엘리베이터는 최근 조달청의 직접생산자증명 조사에서도 끄떡없었다. 윤 전무는 “6-7년 전부터 공장도 없이 엘리베이터를 조달하는 업체가 생기면서 관련업체수가 70여개에 이를 정도로 시장이 과열됐고, 이로인해 정상적으로 제조·납품하는 기업이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검사에서 70개 업체 중 대다수가 탈락했지만, 한진은 제조 전과정에 대한 기술력이 증명돼 이미지가 오히려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술 증명은 계속됐다. 3년 전 SH공사의 마곡지구 아파트 사업에 130대의 승강기를 건설하며, 메이저업체들도 버거워하는 대규모 작업을 거뜬히 해냈다. 윤 전무는 “무사히 시공을 마친 것 뿐만 아니라 현재도 사고없이 승강기를 이용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마곡지구 사업을 바탕으로 관공서의 신뢰를 얻어 매년 5-60대의 발주를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의 특성상 가장 큰 경쟁력인 원가절감을 위해 매년 매출의 3%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해 티센·오티스 등이 진행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내에 LCD 모니터를 설치해 날씨·방송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수년전부터 제공해 왔지만, IoT관련 서비스는 생명과 직결되는 기술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값싼 중국산 부품의 유입으로 2014년부터 하락했던 매출도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한진엘리베이터는 올해 17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관수사업으로 성장해왔지만 치열해지는 경쟁을 인지하고 몇년전부터 민수사업에 많은 투자를 진행한 결과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해외사업도 그 돌파구의 하나다. 이라크·방글라데시·베트남 등에서 기록한 50만달러 수출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26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매년 신장되는 매출액의 30%를 해외시장에서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국가적 지원보다 자생을 위해 뛰어 온 세월이지만, 박갑용 한진엘리베이터 대표는 정부에 한가지만큼은 간곡히 요청했다. 박 대표는 “벼룩시장·노동부 등 곳곳에 구인광고를 내지만 청년실업이 넘쳐나도 우리와 일할 사람은 없다. ‘납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라도 많이 고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기술유출 문제까지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이어 “정부가 중소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싶다면 외국인 근로자 비중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최대 2년 정도의 숙련기간 동안 노동자들이 전문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비용 등의 부분을 지원해주면 좋겠다. 중소기업에게 인력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우리가 사람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이뿐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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