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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이동걸호’ 산은, 자회사 매각 노선 변경…가격 유연성 발휘하나

‘新이동걸호’ 산은, 자회사 매각 노선 변경…가격 유연성 발휘하나

기사승인 2017. 10.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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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이동걸호’ 체제로 전환한 KDB산업은행이 기업 구조조정 기류에 변화를 주며 자회사 매각작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동걸 산은 신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기업 구조조정은 해당 기업의 매각 가격보다 ‘독자생존’이 최우선 원칙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매각 예정인 자회사들을 산은 체제로 관리하는 것보다 경영을 잘할 수 있는 매수자가 나타나 독자생존이 가능해진다면 장부가에 못 미치는 가격을 받게 되더라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수 차례 유찰되며 매각 실패를 거듭했던 자회사들에 대해서도 가격 유연성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산은에 따르면 내달 13일 대우건설 지분 매각에 대한 예비입찰이 마감된다. 산은이 사모펀드 KDB밸류제6호를 통해 보유중인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8%)의 가치는 1조5000억원가량이다. 시장에선 여기에다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얹어 2조원 안팎에 대우건설 매각가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한다.

산은은 대우건설 인수에만 총 3조2000여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당시 주가는 주당 1만8000원 선이었으나, 현재는 7000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탓에 시장가와의 괴리가 커졌다.

세 차례나 유찰됐던 KDB생명도 시장가와의 격차가 크다. 지난 20일 장외주식시장(K-OTC)에서 KDB생명은 주당 2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구성한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가 보유한 KDB생명 지분 85%의 가치는 2242억1041만원으로 추산된다. 당초 산은이 KDB생명에 유상증자 등 투입한 자금을 고려한 9000억원과는 무려 4배 넘게 차이 난다. 지난해 KDB생명 매각 작업이 불발된 이유다.

두 차례나 매각에 실패한 산은캐피탈은 유효경쟁조차 설립되지 않았다. 복수의 경쟁자가 없었던 데다가 한 곳의 입찰자가 써낸 입찰가 자체도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은 산은캐피탈의 장부가를 6000억원으로 보고 있으나 시장에선 3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는 탓이다.

산은은 최근까지 매각작업을 진행했던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도 상반기 적자와 관련한 인수가격 조정을 못해 실패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공적자금 회수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을 제기하자 산은은 이 회장 취임을 기점으로 최근 매각 노선을 바꿨다. 기업 구조조정 최우선 원칙인 ‘독자생존’에 입각한 가격 유연성을 제시했다.

자칫 헐값 매각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우선적으로 회생이 가능한 기업이라야 일자리도 유지될 수 있고,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대우조선·STX·KDB생명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여전히 많은데 가장 좋은 솔루션은 매각”이라며 “산은 체제로 관리하기보다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해당 기업을 잘 운영할 수 있는 매수자가 나타날 경우 빨리 파는 것이 좋다는 게 지론이며, 이는 국익이나 해당 기업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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