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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적폐청산, 감정풀이·정치보복이란 의심들어”

이명박 전 대통령 “적폐청산, 감정풀이·정치보복이란 의심들어”

기사승인 2017. 11. 1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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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공작 의혹묻자 "상식에 벗어난 질문 하지말라"
이동관 "어떤 정부가 댓글 지시하나…대통령, 한가한 자리 아냐"
기침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YONHAP NO-1743>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바레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다 기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2일 현 정권의 적폐청산 등에 대해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냐 정치적 보복이냐 이런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바레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오면서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러한 것(적폐청산)은 국론을 분열시킬 뿐 아니라 중차대한 시기에 안보외교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전 세계 경제 호황 속에서 한국 경제가 기회를 잡아야 할 시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한 국가를 번성, 번영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파괴하고 쇠퇴시키는 것은 쉽다”며 “새로운 정부 들어와서 오히려 모든 분야의 갈등과 분열이 깊어졌다고 생각해 저는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온 세계가 칭송하듯 짧은 시간 내에 발전한 나라지만 짧은 시간 발전하는 동안에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이 부정적인 측면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부정적인 것을 고치기 위해 긍정적인 측면을 파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외교안보 위기인데 군의 조직이나 정보기관의 조직이 무차별적이고 불공정하게 다뤄지는 것은 우리 안보를 더 위태롭게 만든다”며 “이제 국민 불안을 털어버리고 우리 모두 힘을 모아서 앞으로 전진해서 튼튼한 외교안보 속에서 경제가 발전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국정원 댓글 공작 의혹 관련 질문에 “상식에 벗어난 질문을 하지 말라”고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눈꼽 만큼도 군과 정보기관의 정치댓글을 옹호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잘못된 것이 있다면 메스로 환부의 종양을 도려내면 되지, 손발 전체를 도끼로 자르겠다는 것은 국가 안보 전체를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 전 수석은 이태하 국정원 심리전단장의 공판을 언급하며 “지금 문제가 된 댓글은 전체의 0.9%라는 것이 검찰이 제시한 자료에 나오는 얘기고, 그 중 절반(0.45%)만 법원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댓글 작업은 사실 북한의 심리전이 날로 강화되는 전장에서 불가피한 상황이라 문제 삼는 것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상에 어떤 정부가 그런 댓글을 달라고 지시하겠나”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렇게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시시콜콜한 보고를 하고 보고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바레인 문화장관의 초청으로 2박4일 일정으로 바레인을 방문해, 현지 각료 등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 전 수석은 “외국에서 성장 비결을 알려달라고 해서 나가는 것인데 출국금지를 하라고 시위까지 하니 안타깝다”며 “대한민국의 품격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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