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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美·中 정상들과 ‘화기애애’, 산업계는 아직 ‘초조’

韓, 美·中 정상들과 ‘화기애애’, 산업계는 아직 ‘초조’

기사승인 2017. 11.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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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잇따른 미국·중국간 정상회담으로 긴밀한 협력을 합의했음에도 통상 압박이 계속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산업계로부터 나온다. 실제 우리 기업들한테 온기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넘어야 할 산도 남았다는 시각이다.

12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산 페트(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수지로 자국 업계가 피해를 봤다고 판정했다.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으로, ITC는 오는 20일 상무부에 의견을 제출하고 다음 달 11일 이번 결정과 관련한 보고서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페트는 음료수병·식품용기를 비롯해 합성섬유·필름이 원료 등으로 활용된다. 국내 기업들의 상반기 페트 대미 수출 규모는 약 6000만달러 수준이다. 국내에선 롯데케미칼이 대표적으로 미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 방한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유의 FTA 강경 발언 없이 정상회담을 끝냈고, 공고한 양국간 동맹관계를 재확인 했지만 보호무역 기조엔 아직까지 변화가 없는 셈이다. 태양광전지 및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 적용 여부는 내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할 예정이고, ITC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구제조치 판정을 오는 21일 결정한다. 결과에 따라 큰 파장이 예고되는 반도체 특허침해 조사도 ITC에서 진행 중이고, 한국산 철강제품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약 81%의 상계관세를 부과 받고 있는 상태다.

중국 역시 시진핑 주석이 사드 정국 해소를 약속하면서 각종 보복성 조치들이 풀릴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지만, 아직 관련 기업들의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전기차배터리 보조금을 지원 받지 못하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 등은 양국관계 정상화에 따른 차별 해소를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조치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약 1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롯데의 경우, 아예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추진해 베트남 등으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양국 관계가 회복되더라도, 정상적인 영업을 하기엔 어려움이 많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8월까지 전년동기대비 44.7%나 판매량이 급감한 상태로, 최근 회복세에 있지만 이미지 타격이 크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재계에선 국내 기업들의 중국 사업 회복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역시 바뀐 게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 소비자들한테 새겨진 ‘반한’ 감정을 비롯해, 각종 제재들이 해소되기 위한 절차도 복잡하게 남아 있다. 한미FTA 개정협상 역시 변동 없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미국측이 어떤 요구를 들고 나올 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상회담으로 인한 온기가 실물경제로 얼마나 신속히, 또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전이될 지는 미지수”라며 “중국과 미국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임은 틀림 없지만 우리 기업들도 학습효과에 따라 언제든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 투자 및 사업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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