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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특집인터뷰] ‘침묵’ 최민식 “난 복 받은 놈…후배들 덕 많이 봐”

[창간 12주년 특집인터뷰] ‘침묵’ 최민식 “난 복 받은 놈…후배들 덕 많이 봐”

기사승인 2017. 11. 1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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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침묵'(감독 정지우)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매 작품 그가 아니면 볼 수 없을 것 같은 최고의 연기를 선사하는 배우 최민식과 한류 스타라는 타이틀에도 늘 겸손함을 잃지 않는 배우 박신혜를 아시아투데이가 창간 12주년을 맞아 만났다. <전문>


'침묵' 최민식/사진=CJ엔터테인먼트 

아시아투데이 배정희 기자 = 장르가 곧 최민식이라고 할 만큼 그의 연기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민식은 '침묵'에서 부와 명예, 권력과 사랑까지 세상을 다 가진 남자지만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임태산 역을 맡아 중년 남자의 깊은 감성과 인생의 회한이 묻어나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침묵'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뭔가요.

가장 첫 번 째 이유는 '해피엔드'(1999) 정지우 감독과 용필름 임승용 제작자입니다. 옛 전우들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었어요. 꼭 '침묵'이 아니어도 됐었죠. 영화계에서 일가를 이루고, 소신과 철학이 있는 제작자와 감독인데, 기본적으로 신뢰가 있었죠. 

◇중국 영화 '침묵의 목격자'를 리메이크 한 작품인데, 원작과 어떻게 다른가요. 

원작이 법정 스릴러로 철저히 장르적 요소를 따라갔다면, 우리 영화는 그렇게 가는 척하다가 휴머니즘으로 빠져요. 그게 우리가 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고, 이야기의 핵심이에요. 원작과는 다른 방향성이라고 봐야죠.

◇원작이 사건 위주로 간다면 '침묵'은 사건과 더불어 임태산의 내면을 치밀하게 쫓아요.
 
우리가 과연 대중을 설득시킬 수 있는 요소가 뭘까 생각해봤어요. 늦은 나이에 찾아온 진짜 사랑을 잃었는데, 그 대상이 참혹하게 죽었어요. 그 중심에 다른 사람도 아닌 딸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고 있고요. 임태산은 돈과 권력을 다 가졌으니 제 3자에게 '네가 대신 들어가' 그럴 수도 있는데 자기 잘못으로 기인한 참회의 모습으로 승화시킨다는 점이 좋았어요. 

◇죽은 약혼녀 역은 배우 이하늬가 맡았는데 호흡이 어땠나요.
 
(이)하늬가 정말 잘해줬어요. 첫 촬영을 잊을 수가 없는데, 단순한 멜로가 아니고 사랑하는 남자의 자식이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녀는 그걸 끌어안아야 하죠. 생일날 요트에서 하늬가 '내가 미라랑 잘 지내면 행복하지? 갔다올게' 하면 임태산이 고맙다고 해요. 그러면 하늬가 '왜 이렇게 서운하냐' 그런 말을 해요. 속으로 '이놈 봐라' 했어요. 처음 배우로 만난 건데, 하늬가 사람에 대한 이해나, 세상에 대한 이해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아주 깊은 친구라고 느꼈고, 든든했어요. 배우는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상상력을 발휘해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연기하는데, 그렇게 맛깔스럽게 적합한 대사가 나오기 힘들어요. 그걸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표현 했다는 게 그 친구의 삶이, 그만큼 잘살고 있다는 이야기인거죠. 많이 느끼고 산다는 거예요. 배우로서 가장 큰 장점이죠. 

◇이하늬 뿐만 아니라 류준열·박신혜·이수경 등 후배들과의 호흡이 돋보였던 작품이에요. 

제가 아우들 덕을 많이 봤어요. 걔들이 파도를 만들어주면 저는 서핑 타듯 파도만 타고 가면 됐어요. 제가 유일하게 영화하면서 전 캐스트와 합을 맞추게 됐는데, 어느 한쪽이라도 빗장 걸어 잠그고 빠그라지면 전체 구조가 이상하잖아요. 선후배를 떠나 같은 동료 배우로서 참 고마웠죠. 프로페셔널했고, 정 감독과도 촬영 중간 중간에 소주한잔 먹으면서 '우리 복 받은 놈들이다. 얘들 참 잘한다' 했어요. 그래서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어요. 

◇모두가 인정하는 연기장인인데, 연기 훈련 방법이 따로 있나요.   

저는 정말 복 받은 놈이에요. 좋은 선생님과 선배들 밑에서 좋은 동료들과 연극을 했고, 그 당시 나눈 수많은 이야기들, 칭찬받은 기억보다 혼난 기억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그런 게 지금도 생각나요. 그때 제 은사님이신 안민수 선생님께서 말씀 하셨던 게, '니들 좋은 배우 되려면, 각자 인생을 정말 잘살아야한다'고 하셨어요. 인생을 잘 산다는 건 단순한 테크닉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하나하나 '느껴라'는 거예요. 선생님은 위선을 제일 싫어했어요. 그분의 말씀이 제게 자양분이 됐고, 지금도 지표가 돼요. 

◇창간 12주년을 맞은 아시아투데이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아시아투데이의 창간 1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아시아를 선도하는 언론으로서 가교 역할을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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