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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해운·물류업계, 출렁이는 사우디 유가에 ‘골머리’

항공·해운·물류업계, 출렁이는 사우디 유가에 ‘골머리’

기사승인 2017. 11.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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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개선 중인 현대상선 등 해운업계가 고유가에 발목을 잡힐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에 이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권력 다툼에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항공·해운·물류업계 전반이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선박용 연료유 평균 구매가격은 톤당 지난해 232.54달러에서 올해 314.55달러로 35.2% 급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연료유 매입총액만 살펴봐도 4190억원으로 이미 2016년 한 해 동안 구입한 연료비 3796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지난 3분기 매출 1조2956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해운업계는 유가가 현재 ‘위험요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정범 현대상선 전무(컨테이너사업총괄)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실적발표 기자간담회에서 “3분기 영업이익률이 대폭 개선됐지만, 유가가 오르고 있어 변수”라며 “유가 상승 추세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항공업계도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350억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한다. 연간 1800만배럴가량의 항공유를 사용하는 아시아나항공은 유가 1달러 상승 시 연간 200억원가량 손실을 겪게 된다.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170센트를 넘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올랐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왕가 내 대규모 숙청으로 불안한 중동지역 정세가 유가를 움직인 것이다. 이 같은 유가 상승에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지난 10월부터 연이어 상승해 11월 최대 2만400원이 부과되고 있다. 항공사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에 따라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데, 지난 5월부터 5개월 동안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0원이었다.

항공업계는 유가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에 올해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보다 별도의 헤지수단이 없는 저비용항공사(LCC)가 받는 고유가 여파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OPEC 감산합의 연장 가능성과 사우디 왕가 정세 불안 등으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며 “물동량과 운임이 받쳐준다면 고유가에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겠지만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고유가에 여러 방면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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