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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아닌 ‘감옥’…신원호PD 신작 ‘슬기로운 감빵생활’ 또 새역사 쓸까

‘응답’ 아닌 ‘감옥’…신원호PD 신작 ‘슬기로운 감빵생활’ 또 새역사 쓸까

기사승인 2017. 11.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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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감빵생활' 포스터 /사진=CJ E&M

 이번엔 '감옥'이다. '응답' 시리즈로 tvN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신원호 PD가 이번엔 '남편 찾기'를 포기하고 '재소자'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오는 22일 첫 방송될 tvN 새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연출 신원호, 극본기획 이우정, 극본 정보훈)은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들어간 교도소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그린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응답하라 1977'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8' 등 '응답하라' 시리즈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신원호 PD의 신작으로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그래서인지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제작 시기부터 출연 배우들까지 끊임없는 관심을 받아왔는데, 이 가운데 극을 이끌어갈 주인공이 유명하지 않은, TV보단 연극 무대에서 익숙한 박해수로 정해졌다. '응답하라' 제작진의 자신감인지, 박해수의 놀라운 능력이 있는 건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신원호 PD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슬기로운 감빵생활' 기자간담회에서 "저희가 출연 배우를 정하는 기준은 캐릭터에 부합하는 외형을 가진 자, 그에 걸맞은 연기력, 인성을 갖고 있는 사람 등 딱 세 가지다. 소위 A급이 되시는 분이라고 하면 하시겠다고 하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들어놓은 캐릭터를 찾다보니 통상적으로 찾다보면 신인급 배우나 인지도가 많지 않은 분들로 찾아질 때가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신 PD는 "박해수는 김제혁이라는 인물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외관도 갖고 있고 연기력도 훌륭하고 인성도 착하고 귀여운 친구다. 사실 김제혁이라는 인물이 '응답' 시리즈와는 다르게 드라마에서 차지하는 분량이 크다. 이 캐릭터가 감옥에 들어가고 나오면서 이야기가 끝나는 구조"라며 "원톱 물이라고 불려도 상관없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 친구가 정해지고 나니까 그 밑 역할은 훨씬 더 인지도가 있는 분들이 들어오기 힘들더라"라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신원호 PD /사진=CJ E&M

그래서 소위 '남자 두번째'라 불리는 이준호 역할 캐스팅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힌 신 PD는 "정경호에게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박해수가 정해지고 나서 아무래도 미안했다. 그러나 계속 정경호가 '아무 배역이나 상관없으니 꼭 출연하고 싶다'라고 하더라. 저희는 정경호라는 배우가 이준호라는 인물과 너무 딱 맞으니 당연히 손을 뻗고 싶었지만 많이 미안했다. 그래서 흔쾌히 하겠다고 한 정경호에게 지금도 너무 고맙다. 현장에서도 바른 친구라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은 '감옥'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인 만큼 '응답' 시리즈에서 봤던 '남편 찾기'는 볼 수 없을 예정이다. 신 PD는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남편 찾기'가 시청률을 이끌어가는 흥행 요소였다. 일이 커지고 남편 찾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니까 저희도 무서울 때도 있었고 재밌을 때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이번 작품은 '남편 찾기'가 들어올 수 있는 구조는 없다. 암울할 정도로 남자밖에 안 나온다. 남자 교도소에는 여자가 얼씬도 할 수 없다더라. 남녀가 부동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큰 틀에서 멜로로서 잡아가는 게 아닌 쉼 없이 퀘스천을 던져야 한다.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답을 드리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많은 인물과 상황이 등장하지만,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감옥'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남성 캐릭터가 유독 많다. 신 PD도 이러한 상황에 아쉬움을 느꼈고 특히 여성 캐릭터들을 캐스팅 할 때에는 배우들에게 더욱 미안함을 느꼈다고. 미팅을 하게 되면 "분량이 굉장히 적다"고 사과부터 했다고 한다. 신 PD는 "크리스탈의 경우에도 잠깐의 분량이다 보니 미안해했지만 그런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출연을 하겠다고 하더라"라며 "크리스탈이라는 친구가 굉장히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인 줄 알았는데 만났더니 전혀 그렇지 않더라. 그냥 딱 그 나이대 아이였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을 것 같았다. 거기다 연기도 잘하더라"라고 배경을 전했다.


극중 배경이 '감옥'인 만큼 '응답' 시리즈 때보다 더 많은 조사와 인터뷰가 필요했다. 1년을 넘게 자료 조사도 했지만 제작진은 아직도 수많은 미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신 PD는 "출소자들을 만나면 그들이 감옥에 들어오기 전에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도 조사를 한다. 그럼 그 직업도 조사해야 하고 재판 과정도 있기 때문에 법무적인 이야기도 알아야 할 게 많다. 거기다 단기 재소자들도 있지만 장기 재소자들의 이야기도 있다. 두 재소자들의 이야기는 또 다르다. 만나는 계층뿐 아니라 이야기도 다 달랐다"라며 "제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지점이 별로 없다. 촬영을 하다가도 막히면 작가들한테 전화해 물어봐야 할 정도로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대본에 들어있다. 잘만 녹여진다면 다양한 재미가 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기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 PD는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응답하라' 시리즈 제작 계획도 전했다. 그는 "'응답' 시리즈는 연도를 찾아서 이야기를 만드는 구조가 아닌, 재밌을 법한 이야기를 찾고 그것에 어울릴만한 연도를 찾으며 제작을 시작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와 매칭되는 연도가 잘 맞아떨어지면 시작할 것 같다"라며 "2000년대 시트콤 '논스톱'이 흥행했던 당시의 기숙사 이야기나 더 거슬러 올라가 군사정권 시절의 대학생 이야기 등을 생각 중이다. 정확히 정해놓은 계획은 아직 없다. 한두 작품을 더 하고 '응답' 시리즈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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