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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상시험의 성패를 좌우하는 CRO 선정

[칼럼] 임상시험의 성패를 좌우하는 CRO 선정

기사승인 2017. 11. 1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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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SK Global PS_이영작 대표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 대표 겸 한국임상CRO협회 회장 이영작
최근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모집이 지연돼 녹십자사의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시험을 중단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임상시험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한국에서 유효성 임상시험을 끝내고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면 미국에서 그린진에프 임상시험을 반복할 필요 없이 승인절차를 밟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그린진에프 임상시험은 면제됐다.

미국 임상시험 허가신청(IND) 없이 우리나라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과정과 결과가 정해진 기준을 만족시킨다면 미국은 받아들인다.

한국 바이오 제약사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다수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미국 CRO(임상시험수탁기관)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대부분 경험과 명성이 있는 대형 미국 CRO를 선호하며 라이선스 아웃에 미국 대형 CRO가 임상시험을 시행해야 유리하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이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임상시험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CRO를 선택하는 것이다.

CRO를 선정할 때 대략 다음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글로벌 수준에 맞는 품질의 임상시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신속하게 시간에 맞춰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가격이 적절해야 한다.

임상시험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시행할 수 있어도 데이터의 퀄리티를 글로벌 수준에 맞출 능력이 없는 CRO는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품질을 강조하다 시기를 놓치면 시장성을 잃는다. 의약품 시장에서 시간은 돈이다.

연구비용도 중요하다. 비용 때문에 시기를 놓친다거나 품질을 희생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비용을 절감하려고 자격 없는 인력을 투입하거나 품질을 맞추지 못해 의뢰자가 곤경에 빠트리는 경우도 종종 목격했다. 그러나 비용이 높다고 잘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 바이오제약사는 임상시험을 국내용·해외용을 구분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선진국을 만족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임상시험의 신속성은 융통성과 실시간 스폰서(고객사)-CRO 정보 교류가 있어야 가능하다. CRO가 스폰서를 압도하는 ‘CRO-sponsor mismatch’ 상태에서는 융통성이나 민첩성이나 실시간 정보교류가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거의 불가능하다. 단순한 질문 하나도 1~2개월 걸린다. 신뢰를 쌓기도 어렵고 이해관계도 일방적이어서 시의적절한 결정과 신속한 임상시험 진행이 어려워진다.

임상시험 가격은 흥정의 대상이지 CRO 선정기준이 될 수는 없다. CRO의 명성과 평판은 중요하지만 명성과 평판만으로 스폰서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국내 바이오 제약사들은 외자 CRO를 과신하고 토종 CRO를 해외 임상시험 고려 대상에서 배제한다. 그러나 토종 CRO들도 다국가 임상시험에 관한 이해가 깊고 경험이 있고 대부분의 임상시험 업무를 할 수 있다. 해외에서 할 수 없는 일은 분명히 있다. 현지의 규제업무, 사이트 관리와 모니터링 등이다. 이런 업무는 현지 CRO와 협업으로 가능하다. 국내 제약환경을 이해하고, 글로벌 임상시험 환경 등을 경험한 토종 CRO가 국내 제약사에는 더 적절한 CRO 선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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