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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금호타이어 몸값 ‘뚝’…“기대만큼도 못받나” 고민 깊은 산업은행

대우건설·금호타이어 몸값 ‘뚝’…“기대만큼도 못받나” 고민 깊은 산업은행

기사승인 2017. 1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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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대금, 주가 급락에 2000억원가량↓
금호타이어도 기존 9550억원만큼은 받지 못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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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과 금호타이어 매각을 앞둔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시장에선 이들 회사의 매각가가 산은의 투입자금보다 낮게 형성된 가운데 주가 흐름마저 부정적인 탓이다. 주가는 매각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산은이 기대하는 만큼의 몸값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우건설의 주가는 매각 공고 당시보다도 10% 넘게 빠지면서 매각 대금도 2000억원가량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금호타이어 역시 중국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당시보다 주가가 30%가량 급락한데다 3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매각대금도 기존 체결했던 9550억원보다 더욱 인하되리란 예상이다. 앞서 산은을 포함한 채권단은 지난 3월 중국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SPA까지 체결했다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주인 찾기에 실패한 바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주가는 지난 17일 61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3개월 전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8320원보다 25.6% 폭락한 수준이다.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을 공식화했던 한 달 전 700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당시와 비교해도 10% 넘게 빠졌다.

통상적으로 잠재 매물이던 회사들의 매각이 공식화되면 경영 정상화 및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에 주식시장에선 호재로 작용한다. 지난 13일 마감된 대우건설 예비입찰에서 숏리스트도 호반건설과 미국 트랙(TRAC)을 포함한 서너곳으로 좁혀지는 등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온 상태다.

그런데 대우건설의 주가 흐름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3분기 실적쇼크와 더불어 잇단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0일 보유중이던 대우건설 주식 각각 1827만7029주, 913만8514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시장에 팔아치웠다. 블록딜은 보통 단기적으로 주가 급락을 불러온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매각가가 할인될 소지가 크다는 우려다. 산은이 매각하려는 대우건설 주식은 사모펀드인 KDB밸류제6호를 통해 보유중인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산은의 지분가치는 1조3000억원가량이 됐다.

매각을 공식화했던 한달여 전만 해도 대우건설 주가가 7000원대 초중반에 머물면서 1조5000억원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000억원가량이 떨어진 셈이다. 당시만 해도 산은은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얹어 2조원 수준에 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산은이 투입한 자금에 비해선 1조원이나 손실을 보는 셈이었다. 앞서 산은은 대우건설 인수에만 총 3조2000여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당시 대우건설 주가는 주당 1만8000원 선이었다.

현 상태에서 매각가 2조원 안팎 수준을 맞추려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 높여야 하나 건설·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산은 관계자는 “FI들의 주식 처분이 대우건설 매각가격을 끌어내린다기보다는 향후 발생할 오버행(보호예수 물량 부담) 이슈를 사전에 차단했기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본다”며 “대우건설 매각은 기존 절차대로 차질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의 또 다른 매각 대상 자회사인 금호타이어의 주가도 올 초 8000~9000원 수준에서 6000원대 초중반으로 30% 가까이 주저앉은 상태다. 산은을 포함한 채권단은 지난 3월 중국 더블스타와 9550억원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SPA를 체결했으나 최종 매각이 불발됐다. 매각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사업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금호타이어는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대금으로 지난번 매각 당시의 가격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미 몸값이 낮아진 상태인데다 기대만큼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리란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산은은 흔들림 없이 매각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불가피하게 취득가액 이하로 팔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면서도 “산은 체제에 두는 것보다는 매각을 통해 새로 인수한 쪽에서 잘 경영할 수 있다면 국가 경제에 더 이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손실 매각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가격 유연성을 발휘함으로써 매각작업을 조속히 매듭 짓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산은은 대우건설 실사를 마친 뒤 다음달 중으로 본입찰을 실시해 내년 1월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입찰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내년 4월 SPA를 맺고 7월 대금 납입을 완료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역시 경영 정상화를 진행함과 동시에 인수 후보를 물색해 재매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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