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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액상화 현상으로 피해 우려 고조…기상청선 신중 “조사해 봐야”

포항 지진, 액상화 현상으로 피해 우려 고조…기상청선 신중 “조사해 봐야”

기사승인 2017. 11. 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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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철 포항 방문 점검
남재철 기상청장이 지난 18일 포항 지진 발생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기상청
기상청이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4 지진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액상화 현상 파악에도 나섰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오후 한국지질자원연구원·경북대·부경대·부산대·서울대 등과 공동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진앙지 인근으로 추정되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등에 위치한 일부 논에서 물이 고여 있는 현상을 발견, 학계 일부에서 액상화 현상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액상화 현상은 지진 후 발생하는 진동으로 인해 지하수와 진흙 등이 땅 위로 솟아올라 지표면이 축축하게 젖어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은 지반이 약한 곳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질자원연구원도 전날 현장조사를 통해 액상화 현상이 발생할 때 동반하는 모래·진흙 분출구 30여개를 확인했다.

이에 일부 학계에서는 지반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추가 지진 발생 시 건물 피해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단순히 이 같은 현상만으로 액상화라고 단정 짓기에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장 액상화라고 단언할 수 없으며 아직까지 학계에서도 이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며 “정밀분석을 실시해 나온 결과를 통해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20일께 시추 작업을 진행, 10~20m 깊이에서 토양 시료를 채취할 예정이다. 이렇게 채취한 시료는 행정안전부·현장조사단과 공유하고 추후 채취된 사료의 연구를 통해 액상화 판단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액상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이번에 발생한 현상이 액상화로 확정될 경우 국내 지진 관측 사상 첫 공식 확인 기록이 될 전망이다.

한편 조사단은 진앙 주변에 대한 중력·자력 분석과 지질을 조사하고 위성자료를 이용한 지표변위 분석과 지진 피해에 근거한 진도 등에 대한 조사도 실시한다.

특히 진앙지 주변 지역에 약 40개의 이동식 지진계를 추가로 설치, 매우 작은 규모의 지진까지 관측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관측된 자료를 상호 공유해 지진단층 파악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지진 규모식을 확정하는 작업도 차질없이 진행키로 했다. 개선된 지진 규모식은 이르면 내년 초·중반께 시험 운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지진 규모 최고 수준을 리히터 규모 기준 6.2까지 보고 있다”며 “학계에서는 6.5~6.8까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해 그에 맞게 지진 규모 최고 수준도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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