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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국내선 운임 내린 제주항공…친정과 대법원까지 가는 속사정

[취재뒷담화] 국내선 운임 내린 제주항공…친정과 대법원까지 가는 속사정

기사승인 2017. 1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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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B737-800 항공기2
제주항공이 최근 소폭 올렸던 국내선 운임을 2일자로 다시 내렸습니다. 비수기인 만큼 탄력적으로 조정한 것이 아닌, 법원의 판결 때문입니다. 항공업계에서 국내선은 수익이 나지 않는 대표적인 노선입니다. 따라서 운임을 올려도 시원치 않을 판에 굳이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주항공은 현재 제주도와 소송 중입니다. 국내선 운임을 올리려는 회사와 이를 반대하는 지자체는 결국 대법원에서 다시 만날 전망입니다. 1심에서는 제주항공이 승소했으며 2심 재판부는 제주도의 손을 들어주는 등 팽팽한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2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항공료를 인상 이전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운임을 내리고 재항소를 준비 중인 제주항공은 현재 겉으로만 보면 지난 3분기에도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시절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국내선 실적의 절반은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닌지 내부에서는 우려 섞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은 2006년 첫 취항했습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이은 국내 제 3의 정기항공사가 탄생하는 시점이었습니다. 이때 제주도는 제주항공에 50억원을 출자하고 제주항공이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하는 데 행정적 지원을 했습니다.

이후 제주도와 제주항공은 윈-윈 관계를 유지하는 듯 했습니다. 제주항공으로 시작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제주노선 취항으로 제주도 관광객은 크게 늘었으며, 제주항공도 이를 기반으로 사세를 확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은 송사에 휩싸이며 발목을 잡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제주항공 외 강원도 양양이나 청주 등을 모기지로 하는 LCC가 출범 준비를 하는 시점에서 제주항공의 사례와 판결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자체는 항공사가 지역주민들을 위해 요금을 동결하는 게 과연 시장경제 논리에 적절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제주항공도 지역을 토대로 성장한 만큼 요금 인상 외 더 실질적인 사회공헌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할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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