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3일 귀순 병사 주치의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을 겨냥해 ‘인격 테러’라고 비난한 것과 관련한 후폭풍이 거세다. 정의당 내부에서조차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 자유게시판에는 김 의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다만 일부 당원들은 ‘소신 발언’이라며 김 의원을 두둔하기도 했다.
한 당원은 “지금까지 우리당 사건을 보면 종종 하는 실수가 내 의견을 관철한다고 하다가 국민 또는 일반 대중들과 이제 아예 돌이킬 수 없는 관계악화까지 나간다”며 “바로 잡을 수 있을 때 빠르게 사과하고 입장 철수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당원은 “오직 사람 살리겠다고 브리핑 하는 사람의 언사에 시비를 걸어 막말하는 국회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정의당, 이게 제대로 된 정당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 밖에도 “당 말아 먹으려고 작정했느냐”, “왜 자꾸 정의당 의석수만큼만 작은 시야로 보려고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하는 내용과 탈당을 선언하는 글들도 많았다. 반면 “김종대 의원이 뭘 사과해야 하느냐”는 내용도 올라왔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이틀째 당 회의와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사태가 조금 진정되면 (이 교수를) 찾아뵙고 허심탄회하게 오해를 풀겠다”며 “마음에 상처를 준 부분이 있다면 해명도 하고 사과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중간에 어떤 분을 통해서 조만간 통화라든지 방문을 타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인격 테러라고 지칭한 것이 이 교수가 아니라 의료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제가 마치 이 교수를 공격한 것으로 언론에 나간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 회의에서도 “환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혹시라도 저로 인한 공방에서 마음에 큰 부담을 지게 된 것에 대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에서 “김 의원은 귀순병사 수술 과정에서 군 당국과 언론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교수가 귀순 병사의 몸 상태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기생충, 분변, 위장 내 옥수수까지 공개돼 북한 병사의 인격에 테러를 가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다음 날에도 이 교수의 의료법 위반까지 운운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