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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4회 에너지포럼에서 느낀 에너지 백년대계 창출의 길

[칼럼] 제4회 에너지포럼에서 느낀 에너지 백년대계 창출의 길

기사승인 2017. 11. 2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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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연말까지 국회 보고와 공청회 등을 거쳐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17년부터 2031년까지 15년 장기계획을 담게 되는데 일단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최우선 목표로 추진된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중단과 건설 재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었다. 우리의 원전기술은 국제사회로부터 세계최고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는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 이런 장기계획에 암묵적으로라도 담기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는 바로 얼마 전 이와 관련해서 비교적 잘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정부가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의 공사 중단을 결정하고 연이어 소위 공론화위원회가 조직되어 여기에서 시민배심원단의 의견을 기초로 공사재개의 권고안을 냈었다. 최종적으로는 정부가 이 권고안을 받아들여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공사의 재개를 결정했지만, 그 결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우리 사회는 원자력발전소를 더 이상 짓지 않아야 할 것인지를 두고 정말 치열한 공방을 벌였었다.
 
그 때는 원전 건설 중단에 따라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있었고, 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측 노조까지 신고리 원전 건설 중단에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이에 비해 정부는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걸었기에 원전 건설 중단을 강력하게 추진했었다. 그래서 정부는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은 재개하지만 새로운 신규 원전의 건설은 하지 않기로 하고 운영기한을 채운 원전의 경우 이를 더 이상 운전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합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원전과 관련된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기보다는 정치적 세력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지난 23일 국회도서관에서는 장병완 산업통상위 위원장이 주최하고 아시아투데이와 에너지공단,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주관한 제4회 에너지포럼이 열렸다. 신고리 원전의 건설 재개를 두고 치열하게 다툴 때와는 달리 좀 더 차분하게 우리의 에너지 믹스를 어떻게 가져가는 게 합리적인지 정부, 산업계, 연구자 등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는 자리였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아울러 축사를 했던 여야 국회의원들도 자신의 정당이 추진하는 정책을 옹호했지만 최소한 문제의 본질은 이해한다는 것을 보여줘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물론 여전히 정부와 원자력 연구자들 사이에 엄청난 인식의 차가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크게 보아 흥미로운 두 가지 관점이 제시되었는데 산업계와 정부가 향후 원자력발전과 관련해서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여기에 대비해서 정리하고자 한다.
 
그 중 하나는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이 제기했던 관점이다. 그는 이제 원자력발전은 단순히 전문가들만의 영역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절감했다고 피력했다. 다시 말해 이제 정치의 영역 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일반 대중의 인식이 과거에 비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는 뜻이다. 비록 전문가들이 아무리 우리의 원전이 지진 7에서도 끄떡없을 정도로 안전하다고 확신하고 있고 그 사실을 발표하더라도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왜 그렇게 믿을 수 있는지를 대중이 납득하게 만드는 일이 과거에 비해 매우 중요해졌다.
 
다음으로는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가 정부 등 원전을 줄이고 태양광 등의 신재생 에너지와 액화가스 등의 비중을 늘리는 에너지 공급체계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제기한 관점이다. 양식장 물고기 회보다 자연산이 좋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자연산 가격을 알려줘야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듯이 원자력이 아닌 태양광 등을 할 때 드는 비용들에 대해 정확하게 국민에게 알리라는 것이다. 
 
아마도 서로 다른 측에서 제기한 문제를 잘 수용해서 노력할 때 국민을 위한 에너지 백년대계의 그림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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