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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신중치 못했던 수능일 포항 여진 발표

[기자의눈] 신중치 못했던 수능일 포항 여진 발표

기사승인 2017. 11. 2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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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반명함
이철현 사회부 기자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4 강진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지진의 발생 깊이가 너무 얕아서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보다 규모가 적었음에도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될 정도로 매우 위력적이었다.

포항 지진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연기시킬 정도로 수험생과 학부모·교육당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포항지역 수험생들은 지역 내 피해상황을 직접 체험한 상태에서 불안감을 갖고 수능 준비를 했다.

정부는 지진으로 파손된 시험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섰다. 또한 최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병행했다.

하지만 정작 수험생들이 시험 중인 상황에서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지적을 받은 곳이 있다. 다름 아닌 기상청이다. 기상청은 수능 당일 오후에 갑자기 ‘포항지진(11·15) 여진 현황’을 언론에 배포했다.

자료에는 공개 대상이 아닌 규모 2.0 미만 여진 발생횟수를 매우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경주 지진 발생 후에도 공개하지 않았던 규모 1.0 여진 발생횟수까지 포함시켰다. 또한 ‘수능일 포항에 2.0 미만 여진이 4차례 발생했다’며 발생시각과 규모 등을 밝히기도 했다.

가뜩이나 불안감 속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능일에 배포할 만큼 이런 자료가 중요했을까. 수능이 끝나고 발표해도 큰 무리가 없었을 것으로 보였던 것을 당일 공개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많다.

조금만 신중하게 생각했다면 수능 당일만이라도 불필요하게 이런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기상청 역시 수험생을 생각해 크게 문제가 안되는 미미한 여진임을 알리기 위해 해당 자료를 발표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조치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주에 이어 2년 연속 강진 발생으로 낭설이 잦아지고 있는 요즈음이다. 신속한 정보제공 능력도 중요하지만 정보의 가치와 그 정보가 미칠 영향을 좀 더 치밀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더욱 절실함을 기상청이 깨닫는 계기가 됐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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