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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대형도발로 침묵 깬 북한…‘한반도 위기설’ 다시 불거지나

ICBM 대형도발로 침묵 깬 북한…‘한반도 위기설’ 다시 불거지나

기사승인 2017. 11. 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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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사일 중 사거리 가장 길어, 미국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수준
트럼프 "우리가 해결하겠다"…북미 강대강 대치구도 불가피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29일 새벽 동해안에서 실시된 육해공 미사일 합동정밀타격훈련에서 육군이 북한의 도발 원점을 고려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정권이 29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장착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대내외에 전격 선포했다.

김정은이 ‘차이나패싱’을 뛰어 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핵·미사일 담판’을 위한 ‘도박의 폭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외교적·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적 공간’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북한이 75일간의 오랜 침묵을 깨고 29일 새벽 대형 도발을 전격 감행했다.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라고 주장한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가 역대 미사일 중 가장 길었으며, 미국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이번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으로 한창 무르익던 북·미 간 대화모드는 결국 깨지게 됐다. 한반도는 다시 긴장 국면의 격랑 속에 빠지게 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도발에 대해 “우리가 처리하겠다”며 독자적인 초강경 대북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 8월 북·미 갈등으로 불거졌던 ‘한반도 위기설’을 넘어서 더욱 심화된 강대강 대치구도로 빠져 들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3시 17분경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1발 발사했다. 최고 고도는 약 4500km, 비행거리는 960km에 달해 정상 각도로 발사했으면 사거리는 최소 9000㎞에서 최대 1만3000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전문가들도 사거리를 1만3000㎞ 이상으로 추정했고 일본 방위성도 역대 최장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 동해안에서 미국 알래스카까지는 5000여㎞, 서부연안까지는 8200여㎞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이론적으로 워싱턴 D.C를 비롯해 미 본토 전역까지 타격할 수 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미국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중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의도로 분석한다”며 “내부적으로 체제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6분 만에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도발 원점을 타격하는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하며 강력한 응징 의지를 표시했다. 합참은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경고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2분 만에 관련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6시에 열린 회의에서 “북한 도발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국제사회와 강력한 대북압박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문 대통령은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이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대북 해법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전 8시 30분부터 20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굳건한 한·미 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의 도발에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통화를 하고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이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핵투발 수단의 핵심기술을 보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 미사일 발사 이후 ‘중대보도’를 발표하고 핵무력 완성을 위한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대화를 포기하고 막다른 길로 치닫는 북한에 대해 미국은 다시 예방전쟁·선제타격 등 대북 군사옵션을 꺼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벼랑 끝 전술 속에 한반도 안보정세가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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