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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번생은처음이라’ 정소민 “나와 많이 닮은 캐릭터, 운명이라 생각”

[인터뷰] ‘이번생은처음이라’ 정소민 “나와 많이 닮은 캐릭터, 운명이라 생각”

기사승인 2017. 12.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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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생은처음이라' 정소민/사진=정재훈 기자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괴롭히며 연기자로 성장중인 배우 정소민. 조금은 느리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연기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다. 20대의 가장 잘한 일로 배우로 꼽을만큼 그녀에게 연기는 이제 전부가 돼 버렸다.


최근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극본 윤난중, 연출 박준화)의 종영 인터뷰를 위해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소민은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풍겨졌다. 그동안 작품들을 통해 보여 준 발랄하고, 쾌활한 모습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말에 정소민은 수줍어하며 "이게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작품을 선택해서 캐릭터를 연구할 때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의상 등에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그런 것들로 인해 캐릭터의 색깔과 분위기가 달라지더라고요.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정소민은 지난달 종영된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정소민이 맡은 윤지호는 꿈을 향해 자신만의 길을 걷는 인물로, 실제 정소민과 많은 부분들이 닮아있었다. 정소민은 발레를 전공했지만, 연기가 하고 싶어 부모님의 반대에도 배우의 길을 걸었다. 배우가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만난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기에 정소민 역시 윤지호와 운명임을 느꼈다.


"처음 대본이 들어왔을 때 정말 '운명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두 가지 설정은 비슷할 수 있지만, 중요한 줄기들이 비슷한 경우는 없잖아요. 대본도 재미있었는데 캐릭터까지 공통점이 많아서 애착이 갔죠. 작가님의 상상으로는 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정소민 역시 윤지호에 대해 궁금했다. "작가가 정소민을 염두하고 캐릭터를 완성한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고, 정소민 역시 캐릭터에 궁금한 건 마찬가지였다.


"작가님 친구 중에 비슷한 성격을 가지신 분이 있다고 들은 것 같아요. 연구하시고 명문대학교를 나오셨대요. 실제로 친구 아버지께서 '시골 농장에 내려와서 일해도 그것보다 많이 벌겠다'는 이야기를 하셨대요. 결혼도 한 번 해보고 싶어서, 재미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고 들었죠. 비관하지 않고 위트 있게 본인의 상황을 보는 사람이라고 하셨어요."


'이번생은처음이라' 정소민/사진=정재훈 기자

과거 JTBC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에 이어 '이번생은 처음이라'까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낸 만큼, 두 작품을 통해 정소민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생겼을까.


"결혼은 여전히 고민 중인 지점이에요. 작품을 통해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은 '결혼은 어른 대 어른이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죠. 결혼은 정말 내가 성숙하다고 느껴질 때,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는 확신이 생길 때 하고 싶어요."


정소민은 지난해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를 시작으로 영화 '아빠는 딸',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이번 생은 처음이라'까지 코믹과 현실감 있는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이자 '로코퀸'의 타이틀을 얻게 됐다. 현실적인 연기를 할 때 더 빛나는 정소민은 "캐릭터와 고민하는 부분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현실적인 연기를 할 때 제가 하는 고민들이랑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아요. 살면서 하는 고민들이 캐릭터들의 고민과 맞닿는 것들이 많았죠. 기본적으로 사랑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해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어요. 여전히 그런 생각은 하고 있고요. `불같이 사랑하고 싸우고, 보통 2·30대 사랑은 재미있을 것 같아요.(웃음) 또 어떤 장르보다는 상대 배우와 호흡이 좋아야 해요. 제가 상 욕심이 전혀 없음에도 꼭 하나를 받게 된다면 '베스트 커플상'을 받고 싶어요. '마음의 소리'를 하면서 (이)광수와 상을 받았는데 정말 행복했죠. 개인적인 상도 의미가 크지만, 누구보다 같이 동고동락했던 배우랑 같이 좋은 케미(케미스트리의 줄임말. 남녀 주인공이 현실에서도 잘 어울리는 것을 상징하는 신조어)를 이뤄 받는 상이니 의미가 깊고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베스트 커플상'을 이야기 했지만, 이민기·이준·김영광·이광수 등 정소민이 그동안 호흡을 맞춘 남자배우들과의 케미는 완벽했다. 드라마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했지만,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도 많이 늘어났다. 이에 정소민이 다음 작품에서 호흡을 맞출 남자배우에 관심이 모아지는 건 사실이다. "누구와 로맨스를 해보고 싶냐"는 말에 정소민은 "생각해보지 않았는데..."라며 미소를 지었다. 


곰곰이 생각 끝에 정소민은 "정해놓지 않고 상대를 만나다보니 신선한 것 같아요.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남녀배우를 떠나, 함께 작품 했던 배우들과 다시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떤 연기를 하게 될까'라는 기대가 있잖아요. 친구였는데 직장 상사로 만나면 즐거울 것 같아요.(웃음)"


배우의 길을 걸어온 지난 9년은 정소민에게는 힘든 시기기도 있었지만, 제일 잘한 일이기도 하다. 지금보다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가 된다고 한다.


"지호 대사 중에 '터널이 이렇게까지 깜깜하고 외로울 줄 몰랐다'는 말이 있는데, 저도 위로를 받은 부분이에요. 데뷔 때나 지금이나 캐릭터를 만날 때 공부를 했어요. 그 당시에는 그걸 하면서 어떤 부분에 도움을 받는지 몰랐죠. 학교에서 배운 것들에 추가해서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해 현장에 준미를 많이 해갔는데 결과가 바로바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때 했던 고민들이 조금씩 실타래가 풀리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저는 5년 주기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캐릭터를 분석하기 위해 작업했던 것이 지금에 잘 맞아서,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즐거움이 됐죠. 지난해부터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게 작품을 했던 것 같아요."


정소민은 착하고, 바른 생활 이미지가 강하다. 대중들이 생각하고 있는 모습도 정소민의 모습이지만, 한가지 모습이 아닌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색다른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제가 안 해본 것 중에 강한 액션도 해보고 싶고, 무용하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디데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재난 상황을 연기하다보니 배운게 많아요. 몸을 움직이는 파트가 커지면 배우는게 다르더라고요. 내년이면 30대가 돼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요. 그동안은 막연하게 좋은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좋은 사람이어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죠. 좋은 사람으로 성숙하고 싶어요."


'이번생은처음이라' 정소민/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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