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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영주 고용부장관, 노동자 아닌 우리 경제 편에 서길

[사설]김영주 고용부장관, 노동자 아닌 우리 경제 편에 서길

기사승인 2017. 12. 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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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꾸준한 생활수준 향상은 시장경제의 높은 생산성을 보여준다. 이는 보통 여가시간의 확대와 함께 한다. 시장경제를 통해 생산성이 꾸준히 높아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 생존에 급급할 필요 없이 여가시간을 급여에 못잖게 중시한다. 우리의 경우에도 과거 보릿고개를 걱정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이제 최저임금의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문제가 정부와 의회, 그리고 기업과 노동계간의 중요한 의제가 되었다. 우리가 보릿고개를 걱정하지 않게 된 것은 역대정부가 기업환경을 잘 만들고 그 속에서 기업가와 노동자들이 꾸준히 생산성을 높인 결과다. 아무도 이것을 더 엄격한 근로기준법의 제정과 집행 덕분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만약 강행 법률을 제정해서 노동자들과 대중들이 더 잘 살수 있다면 그것을 못해낼 정부는 없고 후진국이 존재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최저임금의 인상이든 근로시간의 단축이든 이것을 강행 규정으로 만들어 자율적인 계약에 우선케 하면, 많은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생산성에 비해 높게 책정하면 그런 임금을 줘야 하는 기업들은 고용을 기피한다. 법정 근로시간을 줄이도록 강제하면 특히 한계기업들은, 납기를 못 맞추거나 납기를 맞추기 위해 150% 혹은 200%의 할증 임금을 줘야 한다. 이 부담이 크면 문을 닫을 수 있다. 이는 노동자들이 일할 직장을 잃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상적인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기존의 근로기준법은 최대한 임금과 근로시간에 관한 노사간 자율적 계약을 존중해주는 방향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계기업의 폐업처럼 사용자들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도 원치 않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 그런데 지금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관련 정책들은 이런 점들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고 문제점을 안고 있는 기존의 근로기준법의 규정들을 노동자들에게 유리하도록 강행규정으로 만들면 된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은 언론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구조조정의 급물살이 금융계는 물론 모든 분야를 강타하는 것을 보고… 경제가 좋아야 노동도 인정받고 나아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노동정책의 수혜자가 기업주와 현장 노동자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 되도록 애쓰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최근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기관장들을 모두 노동운동가로 채우고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을 명령하는 모습이 과연 기업주와 현장 노동자 모두 잘되도록 애쓰는 것인지 의문이다. 김 고용노동부 장관이 자신의 말처럼 근로시간 단축 등 향후 노동정책에서 노동자의 편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편에 서서 우리 경제가 잘되게 함으로써 노동자도 대접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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