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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유증 ‘긴급수혈’…“경영정상화 갈 길 멀어”

KDB생명, 유증 ‘긴급수혈’…“경영정상화 갈 길 멀어”

기사승인 2017. 1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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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을 겪고 있는 KDB생명에 산업은행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이번 증자 자체가 경고등이 켜진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산업은행이 제3자배정 방식으로 참여하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KDB생명은 지난 11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요청했지만 자구노력 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한 바 있다. KDB생명은 점포를 191개에서 99개로 감축하고 본부 인력 239명의 희망퇴직을 실시, 자구안을 마련했다. 노동조합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우리사주 참여·임금동결 등 증자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크게 하회하며 한때 업계 최하위인 116%까지 밀려 심각한 문제가 됐으나 이번 증자로 160%대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RBC는 고객의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비율이 떨어지면 고객의 신뢰도가 급락해 보험 계약 해지로 이어질 수 있다. 또 RBC가 권고치 이하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등 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KDB생명이 단기적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대증요법’인 자금 지원만으로는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체질 개선을 통한 경영혁신으로 본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똑같은 경영난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KDB생명은 2016년 102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1분기 226억원, 2분기 104억원, 3분기 207억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의 늪에 빠진 상태다. 또 과거 신채널인 온라인(CM)보험의 강자로 불렸지만 경영난을 겪는 사이 경쟁자들에게 밀려났다. 보험부채 리스크가 있는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30%대로 타 보험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것 역시 급한 불을 끈 KDB생명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향후 해결할 과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구노력 과정에서 진행된 구조조정은 보험영업의 핵심인 영업력을 떨어뜨리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면서 “자금 수혈을 받게 된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신속한 체질 개선이며 이 과정이 정체될 경우 지원자금은 금방 말라버릴 것이고 똑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DB생명 관계자는 “오는 2021년 시행되는 IFRS17에 대비해 후순위채발행·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추진, 내년 상반기 내 RBC를 200%까지 끌어 올리겠다”면서 “영업력 회복과 동시에 상품 구조 개선 등 지속적인 자구노력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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