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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SK의 금호타이어 인수 물거품…고민 커진 이동걸 산은 회장

[취재뒷담화]SK의 금호타이어 인수 물거품…고민 커진 이동걸 산은 회장

기사승인 2017. 1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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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SK그룹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물거품이 되면서 금호타이어의 제값 매각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입니다.

금호타이어의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려 했지만 상표권 분쟁에 따라 무산된 데 이어, 적자가 지속되는 점도 부담입니다. 금호타이어 실사 결과에 따라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수도 있어 이 회장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매각가는 더욱 떨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앞서 SK그룹이 금호타이어를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SK그룹이 약 7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의사를 자문단을 통해 전달했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되면 SK는 금호타이어 지분 30% 이상을 확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제안에 대해서 산은 측은 유의미한 내용이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SK가 금호타이어의 차입금 등의 만기 연장과 신규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이미 4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한 상황에서 추가 지원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SK가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할 경우 산은 등 채권단의 지분율은 줄어들고, 당장 자금 회수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산은 측에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이에 더해 SK가 인수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이 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습니다. 금호타이어 매각 난항에 따라 향후 매각가가 더욱 낮아질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SK그룹에 인수돼,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등을 예상한다면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도 있던 터였는데, 그런 가능성마저 사라졌습니다.

문제는 금호타이어의 경영 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실사결과를 논의할 계획이지만, 금호타이어 중국공장의 영향으로 존속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결론이 나올 거란 관측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자를 찾지 못하게 되면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돌입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추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해 혈세가 더 투입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일각에선 P플랜 도입으로 채권단의 추가 지원에 나서기보다는 SK 등 적당한 기업에 매각해 사업정상화를 꾀하는게 더 괜찮은 셈법이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공적자금의 회수는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시기를 늦추더라도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꾀할 수 있는 기업에 매각할 수 있는 여러 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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