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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가상화폐와 무관하게 블록체인은 육성해야

[기자의눈]가상화폐와 무관하게 블록체인은 육성해야

기사승인 2017. 1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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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김인희 기자
최근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가상화폐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블록체인 기술 개발이 정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물론 가상화폐는 그 실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그 가치를 어떻게 인정하느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이 품고 있는 많은 가능성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블록체인이란 사실 기술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닌 보안 체계 개념이다. 전통적인 보안 체계는 허가된 사용자 외에는 거래장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통제 중심 개념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반대로 모든 사용자가 거래장부를 공유하게 함으로써 위·변조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체계다.

블록체인이 본격화되면 금융회사들은 보안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혹시나 해킹을 당해 금융회사가 가진 거래장부가 손상됐다 하더라도 다른 이용자의 손상되지 않은 장부를 통해 얼마든지 손쉽게 복구가 가능하다. 금융거래 정보 뿐만 아니라 각종 등기정보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면 등기문서 위·변조를 이용한 사기 행위를 원천차단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비상장 증권 거래에 블록체인 체계를 도입해 호평을 받고 있다. 간단한 본인인증 절차만 거치면 중개인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고 위·변조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워 기존 거래 체계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프랑스에서는 상장증권 거래에도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금융시장 기존 보안체계를 블록체인이 대체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전망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정보기술 강국이라는 위상이 무색하게도 아직 블록체인 도입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정부가 이제라도 블록체인 육성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새해 4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블록체인 시범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 이 정도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더욱 과감한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

블록체인은 아직 명확한 기술표준이 없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업체들이 자체적인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것은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과감한 지원을 통해 국제 표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늦었던 출발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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