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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검찰이 자초한 롯데家 재판 ‘참패’

김범주 기자 | 기사승인 2017. 12. 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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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 기자
사회부 김범주 기자
기업 비리의 종합세트로 여겨졌던 롯데 경영비리 사건이 1년여 만에 검찰의 참패로 일단락됐다. 수사 중 구속을 면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검찰이 기소한 중요 혐의 대부분이 무죄로 인정돼 결국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수사 초반부터 롯데를 말 그대로 ‘탈탈’ 털었다. 롯데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비롯해 핵심 계열사 수십여 곳을 10여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했고, 400여명에 달하는 롯데 임직원을 소환해 조사했다.

하지만 검찰은 신 회장이 경영비리에 직접 연루됐다는 결정적 증거를 법정에서 제시하지 못했고, 이는 야심차게 수사한 ‘계열사 끼워넣기를 통한 불법 통행세 수수’ ‘증여세 700억원 포탈’ ‘부실 계열사 불법 지원’ 등 대부분 혐의의 무죄로 이어졌다.

징역 10년이라는 신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형량과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법원의 선고형량을 비교해 보면 이번 수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돌이켜보면 이 같은 검찰의 초라한 성적표는 이미 수사 단계부터 예견됐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의 롯데 수사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수사 초기 내사 정보가 새어나가며 일찌감치 롯데는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작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경영비리가 ‘아버지의 뜻’이었음을 강조한 신 회장의 전략도 통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검찰이 여권 실세들이 연루된 로비 의혹 수사를 머뭇거린 점이었다. 애초 롯데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시작된 수사였지만, 청와대 눈치를 살피던 검찰은 정작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검찰은 수사 초기 압수수색 과정에서 면세점 사업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김낙회 관세청장의 이름이 적힌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자필 메모와 같은 결정적 증거를 발견하고서도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제2롯데월드 승인과 관련한 특혜 의혹 수사도 없었다.

결국 요란했던 롯데 경영비리 사건은 95세의 롯데 창업자 신격호 총괄회장이 모든 걸 떠안은 채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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