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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북 대화, 한·미동맹 근간 흔들지 않는 지혜 발휘해야

[사설] 대북 대화, 한·미동맹 근간 흔들지 않는 지혜 발휘해야

기사승인 2018. 01. 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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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판문점 연락 채널이 3일 다시 열렸다.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방송에 출연, "평창 올림픽경기대회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하여 해당 개최와 관련한 문제들을 남측과 제때에 연계하도록 3시30분부터 북남 사이에 판문점 연락통로를 개통할 데 대한 (김정일 위원장이) 지시를 주셨다"며 최고 지도부의 뜻을 받들어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로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실무적 문제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청와대가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에서 실무자들에게 대책을 지시한 것과 관련,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하시면서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평창 올림픽경기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전날 우리 측이 오는 9일 고위급 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판문점 채널을 다시 열면서 꽉 막혔던 남북 간 대화가 숨통을 트게 됐다. 당장은 평창 올림픽 참가를 논의할 실무접촉이지만 고위급회담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
 

대화가 잘 된다면 더 나아가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연락 채널 재개통이 갖는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다만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미국과의 관계인데 아주 지혜롭게 풀어가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김정은이 미국을 향해 "핵 단추가 책상 위에 있다"고 한데 대해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단추가 있다"고 받아쳤다. 미국엔 핵 위협을, 한국에 대해선 평창 올림픽 참가를 밝힌 김정은 신년사에 대한 거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내가 가진 핵 단추가 더 크고 강력하다는 사실을 김정은에게 누가 좀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핵단추는 작동도 한다"는 말까지 했다.
 

미국은 김정은의 대화 발언에 대해 '환영'보다 '의구심'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한·미동맹에 틈이 생기지 않으면서도 북한과 대화의 불씨를 살려야 하기 때문에 고심이 클 것이다.
 

대화를 너무 앞세우면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고, 한·미동맹만 강조하면 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부가 지켜야 할 것은 한·미동맹의 근간이다.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대화하는 지혜가 발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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