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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미친 강남 집값, 개헌 음모론까지

[장용동 칼럼]미친 강남 집값, 개헌 음모론까지

기사승인 2018. 01. 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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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편집인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82㎡ 타입=19억원, 미친 집값!
한달전부터 서울 강남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그야말로 미친 집값이다. 불과 3년전만해도 8억7000만원대에 실거래됐었던 것을 감안하면 보기 드문 가히 폭등장세라고 할수 있다. 잠실 주공 5단지 뿐만 아니다. 강남권 여타 재건축 단지의 매물이 사라지고 부르는게 값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3주사이에 1억원이 오른 곳까지 생겨날 정도다. 여파는 점차 강북의 새로 준공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번질 태세다. 경기도 화성 동탄 등 수도권 외곽에서 역전세가 빚어지면서 미입주 사태, 집값 하락 등 시장 급락장세가 연출되고 있는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8·2대책 등 강력한 주택시장 압박 카드를 6번이나 꺼내 들었지만 가진 자는 자산이 뻥튀기 되면서 더욱 부자가 되고 있는 반면 어렵게 수도권 외곽에 저렴한 내집을 마련한 서민은 역전세에 집값 하락으로 재차 고통을 받는 처지다.

이는 새 정부가 들고 나온 양극화 해소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개최된 사회 주요인사 초청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서도 ‘격차 해소에 주력해 양극화 해소에 큰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다 보니 최근들어서는 개헌 음모론(?)까지 퍼지고 있다. 새정부와 여당이 지방선거와 맞물려 있는 헌법 개정에 공개념 등 소위 부동산 소유에 족쇄를 채울 조항을 넣기 위해 가격 폭등을 방관하는 것이라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강남 집값 폭등을 빌미로 서민층의 여론 지지를 끌어내 개정헌법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이라는 그럴듯한 얘기다. 그동안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헨리조지의 지대 추구의 덫을 거론하며 부동산 개혁을 양극화 해소와 불평등 사회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한 것 등이 이를 사전에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일 공개된 헌법 개정초안에 자유시장경제원칙을 규제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을 그 실례로 들고 있다.

그렇치 않아도 최근 모이는 장소마다 뒤숭숭하다. 연말 연시 모임마다 유난히도 시끄러운 분위기였다. 새정부의 적폐 청산은 물론 정치권 뒷얘기, 각종 국방외교 정책 등이 거론되면서 서로 격돌, 입씨름이 벌어졌다. 북핵을 놓고는 미국의 군사적 대응의 합리성 여부와 가능성, 한·미동맹의 미래 등을 놓고 극심하게 갈렸으며 여기에 낀 일본과는 위안부 협약문제까지 더해 향후 대응에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그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왔던 새정부 소득주도 성장론을 비롯해 탈원전,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경제 정책등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득 주도가 아닌 복지로 성장을 시키는게 과연 타당한지, 또 그게 성과를 거둬 경제성장이 가능한지를 놓고도 여기 저기서 뜨거운 논쟁이 빚어졌다. 그많은 복지 등 지원 예산은 어디서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비판도 넘쳐났다. 생산적 논쟁은 사라지고 얘기 할수록 갈리고 찢김은 더욱 극심한 상황이다. 얼마나 더 분열되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

70년 동안 압축 성장과 함께 추진해온 정치, 통치 철학과 정책 리뷰는 절대 필요하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날로 심화되고 있는 초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시장경제의 허점을 보완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백년 대계를 위해 중차대한 일이다. 정부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핫 이슈가 됐던 부동산 문제만 해도 그렇다. 불로소득이 커지면서 갈등의 단초였고 분열의 씨앗이었음이 분명하다.

문제는 정부의 테크넛 캐럿에 의해 장기적이고 합리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기 보다는 정치적 입김에 의해 더욱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공무원의 정책입안 파워는 갈수록 취약해지고 정치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기 영합적인 방향으로 흘러 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당장 주택 100만 가구 건설만 되면 주택문제가 끝나는게 절대 아니다. 여기에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변화하는 시장에 꾸준히 대응하는 자세가 핖요하다. 정치권이 미치면 시장은 더욱 날뛰게 된다. 더구나 2018년 국내외 어디를 둘러봐도 한국 경제에 우호적인 입장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 신년에는 ‘앞으로 뭘 먹고 살지, 좀 미래를 논의하자’는 연말 어느 인사의 톡 쏘는 한마디가 뇌리에 오래 남는 것도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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