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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학대·폭행한 적 없어…사죄하며 살겠다”…고준희양 유기 사건 현장검증(종합)

“딸 학대·폭행한 적 없어…사죄하며 살겠다”…고준희양 유기 사건 현장검증(종합)

기사승인 2018. 01. 0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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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로 들어서는 고준희양 친부
고준희(5)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친부 고모(37)씨가 4일 오전 전북 완주군 봉동읍 한 아파트에서 사건 현장 검증을 하고 있다./연합
숨진 지 8개월여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고준희양(5) 사망사건 현장검증이 4일 진행됐다. 친부 고모씨(37)는 자택에서 딸의 시신을 차량에 옮겨 전북 군산의 야산에 암매장하기까지 전 과정을 태연히 재현했다.

고씨와 내연녀 이모씨(36), 내연녀 어머니 김모씨(62)는 이날 오전 10시께 경찰 승합차를 타고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한 아파트에 도착했다. 이씨는 “몸이 불편하다”며 현장검증을 거부해 차에서 대기했다.

경찰은 자택에서 고씨에게 전체적인 범행 과정을 재연하도록 해 수사에서 드러난 증거와 정황 등이 일치하는지 살펴봤다.

고씨는 경찰이 준희양 대역으로 준비한 마네킹을 30cm자로 때리고 발목을 수차례 밟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어 고씨는 상태가 악화된 준희양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 차안에서 인공호흡을 한 뒤 숨진 아이를 다시 김씨의 집으로 데려갔다. 이후 아이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고씨는 경찰을 향해 “준희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 차에 싣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숨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약 20분간 자택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고씨는 ‘학대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이를 학대하고 폭행한 적 없습니다”고 부인했다.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침묵했다. 고씨는 “아이에게 죽을 때까지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반성하고 사죄하면서 살겠다. 아이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씨 등과 신고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다 아이를 매장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고씨가 선산 이야기를 해 이곳에 숨진 준희양을 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이날 인형을 사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준희양이 죽은 날 인형을 사와 노잣돈과 함께 넣어줬다”고 덧붙였다.

자택에서 현장검증을 마친 뒤 고씨는 준희양을 유기한 군산시 내초동 야산에서도 검증을 재연했다. 고씨는 “시신을 유기하는데 3~4시간 정도 걸렸다”며 “이후 (내연녀의) 어머니에게 다 묻었다고 전화하고 산에서 내려갔다”고 말했다.

고씨는 아동학대치사와 시신 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영유아 보육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5일 고씨를 비롯해 범행에 가담한 이씨·김씨와 함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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