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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할머니들 뜻 어긋난 위안부 합의 죄송”…다음 주 최종 입장(종합)

문재인 대통령 “할머니들 뜻 어긋난 위안부 합의 죄송”…다음 주 최종 입장(종합)

기사승인 2018. 01. 0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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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 청와대로 초청해 의견 들어
청와대로 오가는 길 국빈급 에스코트 지시
정부, 다음 주께 합의 파기 여부 밝힐 듯
문 대통령, '위안부 피해 할머니 휠체어 잡고'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초청 오찬에 참석하는 할머니들을 청와대 본관 앞에서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앞에서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직접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8명의 피해 할머니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고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날 오찬은 지난달 27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의 발표에 따른 우리 정부의 최종 입장을 확정하기 앞서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 정부는 다음 주께 재협상 또는 협상파기 등 최종 입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취임 후 처음으로 피해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단독 초청한 문 대통령은 세심한 배려로 할머니들을 맞았다. 할머니들의 쉼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으로 대통령비서실 의전차량을 보내 청와대까지 안내했고, 경찰과 대통령경호처를 통해 국빈 이동 때와 같은 수준의 에스코트를 지시했다. 또 할머니들의 건강상태를 감안해 구급차가 함께 이동하도록 했다. 몸이 불편해 청와대까지 올 수 없는 김복동 할머니를 위해선 오찬에 앞서 문 대통령이 직접 할머니가 입원 중인 병원을 찾았다. 현직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직접 병문안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지난 합의가 한·일 간 공식 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영화 ‘아이캔스피크’의 실제 모델인 이용수 할머니는 “내 나이 90에 청와대 근처에도 못 와봤는데 문 대통령께서 당선되고 벌써 두 번이나 청와대에 들어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 할머니는 고(故) 김군자 할머니와 함께 2007년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만행을 증언해 결의안 채택을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청와대 국빈 만찬에도 이 할머니를 초대했었다. 이 할머니는 “2015년 12월 28일 합의 이후 매일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한스러웠다”며 “그런데 대통령께서 이 합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조목조목 밝혀줘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그날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우리가 모두 아흔 살이 넘어 큰 희망은 없지만 해방이후 73년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사죄를 하지 않는다”며 “어린 아이를 끌어다 총질, 칼질, 매질하고 죽게까지 해놓고 지금 와서 하지 않았다 게 말이 되느냐”고 원통한 마음을 문 대통령에게 표했다. 열세 살 꽃다운 나이에 평양에서 끌려간 길원옥 할머니는 ‘한 많은 대동강’을 부르는 것으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지난해 ‘길원옥의 평화’라는 제목의 음반을 낸 길 할머니는 이날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음반을 선물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려면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게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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