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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코이카 봉사단원 권정민 “해외봉사, 인생 맛있게 하는 양념”

[인터뷰]코이카 봉사단원 권정민 “해외봉사, 인생 맛있게 하는 양념”

기사승인 2018. 01. 0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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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 스리랑카서 한국어 교육
한국매력 알리는 공공외교 최전선
봉사활동에 나이는 전혀 관계 없어
권정민1
지난해 11월 18일 권정민씨(가운데)가 콜롬보에서 열린 한국어 말하기·연극 대회에서 수상한 제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외봉사는 값진 선물이자 인생을 맛있고 풍성하게 해주는 양념 같아요.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세요.”

2016년부터 107기 월드프렌즈코리아(WFK) 코이카(KOICA) 봉사단원으로 스리랑카에서 활동 중인 권정민씨(42)는 7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봉사를 통해 성취감과 행복을 얻었음을 물론이고 삶의 자신감도 생겼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15년 경력의 잘나가는 방송작가였던 권씨는 어느 날 해외봉사를 다녀온 코이카 봉사단원을 만나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과 한국어 교사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권씨는 바로 봉사단원에 지원했고, 합격해 인생 제2막을 열었다.

한국인이 드문 낯선 땅 스리랑카에 도착한 권씨는 스리랑카인들의 한국 사랑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한국 드라마, 음악 등 문화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한국어를 배우는 현지인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권씨 역시 한국어 교사로서의 재능을 꽃피우며 한국어 말하기·연극대회에서 1등을 하는 제자들을 키워냈다. 권씨와 조금 더 함께하고 싶다는 스리랑카 제자들의 요청에 아예 활동 종료 시점도 올해 2월에서 8월로 6개월 연장했다.

현재 한·스리랑카 관계는 지난해 수교 40주년을 맞아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국빈 방문하는 등 깊어지고 있다. 권씨는 정상이나 현지 국민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한국의 매력을 전파하는 공공외교 최전선에 서있는 자신과 같은 사람이 많아지길 기대했다. 그는 “나이가 많거나 젊거나 모두 좋고 체력과 열정만 있으면 도전해보라”고 당부했다.

WFK는 2009년 분산돼 있던 각 부처의 해외봉사단 사업을 통합해 출범한 브랜드로 코이카가 관리하고 있다. 2016년까지 67개국 1만4814명의 봉사단(2016년 1년 1238명)을 파견했으며 개도국 현지주민 삶의 질 개선, 우호협력관계 및 양국 국민 상호이해 증진 등을 위해 활동한다. 2년의 활동을 마치고 국내에 복귀한 이후에는 정착 지원, 취업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5. 새 교실에서 수업 현장 모습
스리랑카 현지에서 한국어 강의를 진행하는 권정민씨의 모습
-코이카 봉사단원에 지원한 계기는 무엇인가?
“인생 모토가 ‘재미있게 살자’여서 다른 일보다 새롭고 재미난 일인 방송일을 했다. 10년 넘게 하다 보니 익숙한 일이 돼버렸고 내가 잘하는 것을 바탕으로 좀 더 새로운 일을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 때 탁구교실에서 우연히 코이카 귀국단원을 만났다. 그 친구의 얘기를 들으니 솔깃했다. 무엇보다 어학당 방송 촬영을 계기로 교샤양성과정을 이수하게됐는데 한국어 교사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이 또한 운명이었나보다. 그날 지원해서 합격했고, 나의 스리랑카 생활이 시작됐다.

-현지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 있는 가장 큰 공립 도서관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어 수업과 한국문화 수업을 하고 있다. 현재 10대부터 40대까지 입문반, 초급반, 중급반 10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하고 있다. 중급반 학생들은 5월 한국어능력시험(TOPIK) 시험 준비중이다. 이게 내가 활동을 연장한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현지인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나?
“2017년 한국·스리랑카 수교 40주년 기념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했고 지속적으로 ODA 지원과 코이카 단원 파견, 다양한 선교와 사업 등으로 교류가 많아지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스리랑카인들이 한국을 잘 알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많은 사람들이 대장금, 동이, 꽃보다 남자, 풀하우스, 별에서 온 그대 등의 드라마를 봤다. 이 도서관이 스리랑카에 있는 한국 문화원이라고 생각하고 한국 역사, 지리 등 전반적인 문화와 더불어 TV프로그램, 유행어, 연예인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예문 하나도 엑소(EXO)나 방탄소년단(BTS) 이야기를 하면 아주 잘 기억하고 좋아한다.”

-왜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나?
스리랑카에서 한국은 꼭 가고싶은 꿈의 나라다. 스리랑카 임금수준이 한국의 10분의 1 정도(20~30만원)이다보니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가는 노동자들도 대단히 많다. 한국에 가기 위해서 TOPIK 시험을 통과해서 많은 젊은이들이 사설학원과 직접전문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주 좋아해줘서 늘 고맙다. 같은 불교권 문화로 비슷한 점이 많고 문화적으로나 경제적, 정치적으로도 소통이 많아지고 있으니 더 교류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곳의 학생들도 다들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젠 한국에 공부하러 가고 싶다는 목표, 한국어 교사가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지난해 8월엔 장학금을 받고 한국외대 국제관계학 선사과정에 진학한 친구도 있다.”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매일 매일 새롭고 즐거워서 하나를 뽑기 쉽지 않지만 최근 우리 학생들이 한국어 말하기 대회와 연극대회에서 모두 1등을 한 것이 뿌듯했다. 스리랑카에서는 매년 하반기 코리아 페스티벌을 하는데 그 중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있다. 올해는 한스 수교 40주년으로 연극대회도 신설됐다. 너무 훌륭하게 해내서 감동을 받았고, 나의 봉사활동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학생들이 탄원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어렵거나 힘들었던 점은 없나?
“크게 없었다.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했으나 국외휴가를 통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스리랑카 생활을 돌아볼 수 있었다. 1년 이상 활동한 해외봉사단원이 국외휴가갈 수 있게하는 등 코이카의 모든 시스템은 많은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새삼 느꼈다. 또 동기와 단원들이 있어서 서로 이해하고 위로받았다. 코이카 단원으로 한국어 교사로서 스리랑카 생활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가 있다.”

-활동을 하며 개인적으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점이 있다면?
“일단 삶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으면서 어디에서든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면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무엇보다 한국어 교사는 너무 행복한 직업이라는 것, 그 일이 나에게 행복과 만족을 주는 일이란 것을 깨달아서 앞으로도 이쪽으로 달려갈 생각이다.”

-코이카 봉사단에 지원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봉사의 목적과 만족감은 개개인이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한번 봉사를 경험한 분들, 특히 코이카를 통해 해외봉사를 다녀오신 분들이 계속 지원하시는 것을 보면 그 기쁨은 남 다를 것 같다. 나도 100% 공감한다. 꿈이 많은 분도 좋고 삶에 지친 분도 좋다. 남들에게 필요한 무엇인가 내가 나눠줄 수 있다고 생각되면 주저하지 말고 지원하라.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많으면 그만큼 나눌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서 좋고, 젊다면 젊다는 것 자체로 뭐든 할 수 있다. 체력과 열정만 있다면 일단 도전하라.”

7. 도서관 학생들의 연극공연을 보면서 웃는 모습
도서관 학생들의 연극공연 ‘방귀쟁이 콩쥐’ 공연을 보며 웃고 있는 권정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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