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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최저임금발 고용쇼크에 안일한 김동연 부총리

김은성 기자 | 기사승인 2018. 01.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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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 '해고만류'에 중소상공인들 '탄식'
이찬우 차관보 "고용감소·물가인상 일시적 현상"
준비없이 잘못 낀 첫 단추에 미봉책 더해져 혼란
사업장 근무시간 단축에 임금 제자리 물가만 올라
“최저임금에 따른 역풍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지금까지 대책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무책임한 것입니다. 영세상공인에게 최저임금은 ‘생존’의 문제인데 이제야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갑갑합니다.” 최저임금 취재과정에서 만난 경제학과 A교수는 최저임금 역풍에 대처하는 정부의 모습에 이같이 한탄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서민의 삶을 놓고 실험을 한 것인데, 대책이 준비 돼 있지 않다 보니 있는 일자리마저 없어질 판”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내놓은 대책은 일자리안정자금이 유일합니다. 정부는 3조 가량을 배정해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가 신청 전 1개월 이상 월보수액 190만원 미만 근로자를 고용할 경우, 1인당 월 13만원을 1년간 지원합니다. 세금으로 민간기업의 임금을 지원하는 것도 황당한데, 사각지대가 많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원금을 받으려면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비정규직의 고용보험률은 44%에 불과합니다. 더 영세한 사업장은 지원금이 그림의 떡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보면 더 혼란스럽습니다. 김 부총리는 지난 2일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받는 근로복지공단을 방문한데 이어 5일에도 식당가를 찾아 일자리안정자금을 적극 홍보했습니다. “(어려워도) 종업원을 해고하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8일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소상공인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는 정책은 한시적 고육책”이라며 “늦어도 이번 정부 내에서 없애고 간접 지원 등의 방식으로 연착륙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적극 독려하면서 동시에 없앨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소식에 중소상공인들은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기름값·물가·임대료·인건비 다 올랐는데 사람도 줄이지 말고 가격도 올리지 말라면 어떤 대책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일자리 안정자금이 끝난) 1년 후에는 어떻게 하느냐”고 따졌습니다. 앞으로 최저임금이 계속 오르는 건 확실한데, 언제 바뀔지 모르는 정책을 믿고 경영을 유지하라는 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입니다.

기재부가 최저임금 후폭풍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찬우 차관보는 이날 세종청사 인근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는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고 봤습니다. 물가인상에 대해서도 “물가는 개인서비스 (가격) 조정이 많이 이뤄지는 연초에 많이 오른다”며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겠지만 한 요인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는 현장과 동떨어진 진단이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취준생은 “취업문턱도 높은데 이젠 아르바이트도 두 사람 몫을 하는 경력자만 구해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쉽지 않게 됐다”며 “물가인상에 김밥 한 줄도 맘 편히 먹지 못한다”고 토로합니다. 중소기업에선 최저임금 인상을 상쇄하기 위해 잔업을 줄이는 등 각종 편법으로 노사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결국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올라버린 것 입니다. A교수는 “임대료나 프랜차이즈 수수료, 원하청 등에 대한 구조적 문제는 외면한채 일단 임금부터 올려 놓고 보니 결국 을들의 전쟁이 돼버렸다”며 “경제 수장인 김동연 부총리라도 현실을 직시해 최저임금 과속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동연사진
김동연 부총리가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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