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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시작이 반, 하나하나 풀자”…북측 “온 겨레에 새해 선물 드리자”

남측 “시작이 반, 하나하나 풀자”…북측 “온 겨레에 새해 선물 드리자”

기사승인 2018. 01. 0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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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회담 양측대표 모두발언
북한, 공개회담 제안하기도
남북 고위급회담31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평화의 집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을 영접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단의 상견례는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시작이 반”이라며 남북관계를 하나하나 풀어가자고 제안했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온 겨레에 새해 첫 선물을 드리자”고 말했다.

남북 대표단은 9일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공동입장했다. 남북 수석대표들은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웃으며 안부 인사를 했다. 특히 리 위원장은 시종일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조 장관은 “날씨가 추운데다 눈이 내려서 평양에서 내려오시는데 불편하지 않으셨습니까”라며 인사를 건넸다.

이에 리 위원장은 “이번 겨울이 여느 때 없이 폭설도 많이 내리고 또 그런가 하면 강추위가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게 그 특징”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찌보면 자연계의 날씨보다 북남 관계가 더 동결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묘사했다.

리 위원장은 “다만 자연이 춥든 어떻든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을 바라는 민심의 열망은 비유해서 말하자면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더 거세게 흐르는 물처럼 얼지도 쉬지도 않고 또 그 강렬함에 의해서 오늘 고위급 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 위원장은 이어 “우리 북남 당국이 진지한 입장, 성실한 자세로 이번 회담을 잘해서 이번 회담을 주시하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갖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조명균 “민심은 남북관계 화해와 평화로 나가야 한다는 열망 갖고 있어”

조 장관은 “북측에도 그러한 속담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작이 반이다’는 말이 있다”며 “그런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우리 민심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평화로 나가야 한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분명하게 잘 알고 있다”며 “민심이 천심이고 그런 민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회담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잘 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다”며 “상충되긴 하지만 ‘첫술에, 첫숟갈에 배부르랴’ 하는 그런 얘기도 있는데 그런 것도 감안해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가면 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평창올림픽과 관련 “많은 나라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시는데 특별히 또 우리 북측에서 대표단, 귀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평창올림픽·패럴림픽이 평화축제로 잘 치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선권 “회담 전체공개해 실황 전달하자”

리 위원장은 조 장관의 발언 뒤에 “오늘 이 고위급 회담을 지켜보는 내외의 이목이 강렬하고 또 기대도 큰 만큼 우리 측에서는 전체공개를 해서 이 실황이 온민족에게 전달되면 어떻나 하는 견해”라며 공개회의를 제안했다.

이에 조 장관은 “상당히 일리가 있고 공감을 한다”면서도 “아무래도 저희가 모처럼 만나서 할 얘기가 많은 만큼 일단 통상 관례대로 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중간에 기자분들과 함께 공개회의를 하는 것이 순조롭게 회담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리 위원장은 “고저 명백한 것은 민심이 큰 만큼 우리 회담을 투명성 있게 북한이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는가를 보여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당국이 하는 일에는 의미가 깃들어야 한다”고 공개회담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어 “귀측의 견해를 감안해 그러면 비공개로 하다가 앞으로 필요하면 기자선생들 다 불러서 우리 회담 상황을 알려드리고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다시 제안했다.

리 위원장은 또 조 장관이 초등학교 시절 스피스스케이트 선수로 활약한 일화를 언급하며 “동심이 아주 순결하고 깨끗하고 불결한 게 없고, 그 마음을 되살린다면, 또 우리 단합된 것이 합쳐지면 회담이 잘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덕담을 했다.

모두발언을 끝낸 남북 수석대표는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다시 악수를 하고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리 위원장은 “기자 선생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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