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CES 2018 폐막] 거창한 스마트시티의 꿈 못 미친 빗물 새는 LVCC

[CES 2018 폐막] 거창한 스마트시티의 꿈 못 미친 빗물 새는 LVCC

기사승인 2018. 01. 14. 17:2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basic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18’이 12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글로벌 전자·IT·자동차 기업들은 ‘스마트시티’라는 큰 주제 아래 혁신 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였다. 역대 최대 규모로 꾸며진 올해 CES엔 150개국에서 온 3900여 기업이 전시관을 마련했다. 나흘간 CES를 찾은 관람객만 19만 명에 달한다. 국가별 참가 기업을 살펴보면 ‘홈그라운드’ 미국이 1744곳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은 1379개 기업이 부스를 꾸렸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를 필두로 210곳이 참가했다.

◇천장에서 빗물 뚝뚝 샌 최첨단 혁신의 장
낡은 시설 탓에 누수와 정전 사태가 이틀 연속 발생한 점은 ‘옥에 티’로 지적된다. 최첨단 전자기기들이 일순간 얼어붙은 것은 해킹이 아닌 정전 때문이었다. 개막 이틀전부터 내린 비 탓에 삼성전자·LG전자·파나소닉·하이얼 등 핵심 가전업체들이 대거 자리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천장에선 빗물이 샜다. 주최 측은 전자장치가 가득한 전시장에 떨어지는 빗물을 쓰레기통으로 받아냈다.

결국 천장에 스며든 빗물이 변압기에 문제를 일으켰다. 개막 다음날 센트럴홀은 갑작스런 정전에 2시간 동안 암흑에 빠졌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는 1959년 완공된 건물이다. 51회를 맞은 CES보다 더 나이가 많다. CES를 주최하는 전미기술협회(CTA)는 정전 발생 1시간이 흐른 뒤에야 “전날 내린 비 때문에 변압기에 문제가 생겼다”고 발표했다.

수백 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 입에선 불평이 터져나왔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정전 속에 우리 전시관에서 관람객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 아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기가 다시 돌아왔을 때 대부분의 기기는 미리 맞춰둔 설정대로 원상복구됐지만 일부는 설정까지 초기화돼 설비팀에서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CES 주인공 AI 그리고 중국
CES에 처음 참가한 글로벌 기업 구글은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로 디지털 일상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성화시키는 명령어인 ‘헤이 구글’이 CES 전시관 전체에서 울려퍼졌다. 올해 상반기엔 LG전자·TCL·샤오미·창훙·하이센스·하이얼·웨스팅하우스 등 글로벌 가전기업들이 구글의 AI 비서를 탑재한 신제품을 속속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CES 전체 참가기업 3900여 곳 가운데 중국 기업은 1379곳이다. 특히 인공지능의 꽃 로보틱스 분야에선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별도로 마련된 로보틱스관에 부스를 차린 기업의 55%가 중국 기업이다. 한국기업은 ‘로보티즈’ 등 3곳에 불과했다. 당장 평창동계올림픽에 한국 기술로 만든 로봇 11종 85대가 투입되지만 제대로 된 전시나 홍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중국 로봇 스타트업들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던 이유는 각 지방정부의 막대한 지원 덕분이다. 현장에서 만난 로봇 업체 관계자는 “중국 로봇기술은 최근 3년 사이 질적 성장을 거듭했다. 국내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배우던 것은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그 이상의 비즈니스
완성차 업체들은 CES 2018에서 한단계 진화한 모빌리티 비즈니스를 선보였다. 자율주행·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 확산으로 개인이 소유하는 차의 수는 줄어들더라도 차의 역할은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 공통의 목표다.

도요타의 모빌리티 비즈니스 모델 ‘이팔레트’는 자동차 자체가 플랫폼이다. 직사각형의 미니버스가 전기로 움직이며, 도요타와 파트너십을 맺은 여러 브랜드의 상점으로 꾸며진다. 병원·학교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셔틀버스로도 운행될 수 있다. 도요타는 이 서비스를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도요타 부스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더 이상 자율주행이 몇 단계까지 갈 것인지 강조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자율주행 기술이 보편화될 때 완성차 업체들이 소외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미리 구축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기아차가 커넥티드 서비스에 대한 미래 구상안을 내놨다. 하지만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보긴 어렵다. 양웅철 현대차그룹 연구개발총괄 담당부회장은 “자율주행을 통해 이동의 자유로움이 보편화된 미래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공존할 것”이라며 “다양한 모빌리티 상황에서 모든 고객들을 위한 무한한 ‘자동차의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