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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300 통합지수 도입하는 증시, 시장 양극화 해법은

KRX300 통합지수 도입하는 증시, 시장 양극화 해법은

기사승인 2018. 01. 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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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호응해 한국거래소가 2월부터 코스피·코스닥을 아우르는 종합지수인 ‘KRX300’을 출시하기로 했으나 이 통합지수가 오히려 시장의 양극화를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KRX300 지수에 포함되는 코스닥 종목은 68개에 불과해 코스닥 활성화라는 취지와는 달리 코스닥 시장 일부 특정종목만 수혜를 입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코스닥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 이상 상승하며 883을 넘었다. 셀트리온(3.07%), 셀트리온헬스케어(4.66%), 신라젠(2.55%), 셀트리온제약(11.17%)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바이오·제약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12일에는 장중 코스닥지수가 883.20까지 상승하며 4%넘게 치솟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또 이날 코스닥 시장은 시가총액 309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고금액을 경신했다. 이날 하루 거래대금 또한 12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잔치 분위기에 동참하지 못한 종목이 더 많았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2개 종목을 포함해 362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지만 하락 마감한 종목은 813개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사례를 봤을 때 이미 지금도 시장 내 상위종목과 하위종목의 거래량 편차가 큰데 시가총액 상위종목만을 다루는 통합지수가 도입되면 시장 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15일 “KRX300 지수는 분명히 과학적으로 설계된 지수인 것은 맞다”고 전제하면서도 “시가총액 상위종목만을 지수 편입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시장지표로 삼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코스닥 시장에서 보듯이 일부 바이오·제약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에 위치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는 전체적인 증시 상황과 무관하게 지수가 상승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대형주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중소형주는 소외되는 양극화가 가속화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문제점을 의식한 거래소도 올해 6월 중 중소형주를 따로 묶는 통합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승범 거래소 인덱스사업부장은 “미국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3000’을 벤치마크해 통합지수를 개발하고 있다”며 “기존 통합지수와 비교해 훨씬 많은 코스닥 종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 역시 충분한 대처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한 시장 내에 두 개의 통합지수가 존재한다는 것은 통합지수의 신뢰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라며 “상위종목과 하위종목 시장을 사실상 따로 관리한다는 의미가 된다”고 지적했다.

KRX300지수 편입종목 선정 기준을 놓고도 잡음이 많을 수밖에 없다. 거래소는 편입종목 선정 기준에 대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700위 이내 및 거래대금 순위 85% 이내인 종목을 심사대상으로 놓고 이 중 300개 기업을 선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시가총액 상위에 있지만 지수 편입에서 제외되는 종목은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런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 거래소가 KRX300 편입종목을 6월과 12월 연간 2차례 갱신할 방침인 가운데 연 2회 주기는 너무 느린 갱신 주기라는 시각도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KRX300 지수는 미국 S&P500 지수를 벤치마킹 한 것인데 S&P500은 종목갱신이 수시로 이루어진다”며 “도입 초기에는 수시갱신이 어렵겠지만 그렇다면 최소한 정기 갱신이라도 월 1회 정도 주기로는 이뤄져야 지수의 신뢰성이 향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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