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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 가보니…모의훈련 구슬땀·식품안전 ‘이상무’

[르포] 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 가보니…모의훈련 구슬땀·식품안전 ‘이상무’

기사승인 2018. 01. 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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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2시간여 만에 도착한 평창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 기자가 15일 찾은 이곳은 대회를 앞두고 막바지 시설점검이 한창이었다. 하얀 가운을 입은 3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식음료안전관리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선발된 식품검식분야 정예요원들이다. 이들은 평창선수촌과 강릉선수촌에서 동계올림픽 대회기간 식중독 예방은 물론,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까지 식품안전을 책임진다.

이날은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식음료안전관리 모의훈련 최종점검이 이뤄졌다. 식약처와 강원도에서 지원한 현장 식음료 검식관 및 검사원 40여 명과 조직위원회 식음료 관계자들이 참여해 △선수촌 내 식재료 검수 및 제공 음식 검식 활동 △식중독 신속검사 차량 운영 및 식중독 신속검사 △선수촌식당 시설 안전관리 △식중독 등 식품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검정·역학조사, 신속대응 및 보고체계 유지 등을 훈련했다.

검식관들은 ‘식중독을 반드시 예방하겠다’는 신념으로 모의훈련에 임했다. 선수촌 급식으로 1만5000인분이, 대회기간 중 550만인분의 식사가 제공된다고 하니, 검식관들의 책임과 부담의 크기가 짐작된다.

대회기간 식품안전관리는 식약처 몫이다. 식약처는 현장검식관 10명, 신속검사원 4명을 비롯해 30여명을 차출했다. 본부 및 지방청의 현업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 규모다. 여기에 지자체와 조직위 요원 등 318명이 투입된다. 식음료검식관만 152명이나 된다. 식중독 신속검사차량도 강릉과 평창에 각각 1대씩 배치했다.

식자재가 도착하면 검식관들은 외관·포장상태·허가여부를 살핀다. 조리된 음식이 들어오면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을 전부 활용하는 오감 관능검사로 짧은 시간 안에 유독·유해물질 함유 여부를 감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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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15일 평창동계올림 대회 기간 중 운영되는 강릉선수촌에서 식약처 검식관과 강원도 식품위생·보건직 근무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식음료안전관리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식당에서 이상이 발견된 식자재가 식중독 신속검차량에서 분석요원들에 의해 검사되고 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현장검식관이 식자재 중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큰 샐러드용 야채 등 비가열·조리식품뿐 아니라 가열·조리식품에서 이상을 발견할 경우, 이를 식품수거봉투에 담아 차량으로 보낸다.

차량에서는 실시간 유전자증폭기(PCR)를 이용해 4시간 이내에 병원성대장균 등 17종의 세균·바이러스를 확인한다. 식중독균 배양법을 사용치 않고 유전자증폭법을 활용해 시간을 단축했다. 분석키트는 1회에 6개 검사가 가능하다. 차량마다 PCR검사기가 2대씩 장착돼 있어 1회에 최대 12개 식자재에 대한 검사가 가능하다. 현장을 참관한 최성락 식약처 차장은 “사실상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균은 차량안에서 모두 검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식중독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배식이 중단되고 잔여 음식물은 현장 보존된다. 식중독원인조사반이 투입돼 환자 가검물 및 환경검체를 수거해 검사하고 원인 규명 전까지 식품취급 및 제공이 중단된다. 식중독이 발생했을 경우엔 인근 베뉴의 조리시설을 이용해 미리 확보한 비상식자재를 활용하고, 급식제공 전 컵라면 및 컵밥 등의 대체식이 제공된다.

국내에서 올림픽 규모의 국제대회가 치러진 것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당시 검식관으로 활동했던 분들은 모두 은퇴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후 국내에서 개최된 2002년 월드컵, 2012년 여수엑스포 등 크고 작은 국제대회·행사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

당시 일선에서 활동했던 전문검식요원도 동계올림픽 현장에 파견돼 녹슬지 않은 경험을 후배 검식관들에게 전수했다. 그 중 한명이 윤형주 식품안전정책국장이다. 윤 국장은 여수엑스포 당시 선제적 대응으로 지역 명물인 간장게장을 통한 식중독 발생·확산을 예방하기도 했다. 윤 국장은 “어떤 경우라도 식중독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대회 기간 중 식품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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