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대림산업 ‘못난 아들’ 고려개발, 7년만에 재기의 닻 올린다

대림산업 ‘못난 아들’ 고려개발, 7년만에 재기의 닻 올린다

기사승인 2018. 01. 23. 16:5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곳간 빌 때마다 모기업 지원으로 버텨
의정부경전철 등 악성사업 털어내고
흑자전환 성공, 홀로서기 기반 마련
주택공급확대·양질 수주 등에 총력
basic
고려개발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도 견실한 실적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고려개발은 2010년 이후 계속되는 적자로 모회사 대림산업에 적잖은 부담을 준 ‘못난 아들’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골칫덩이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적자 탈출에 성공했고 올해 들어서는 양질의 신규 수주와 주택사업 확대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개발은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570억921만원으로 전년대비 116.39%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616억2543만원으로 6.05% 늘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66억4577만원을 올려 2010년 이후 계속된 적자 고리를 7년만에 끊고 흑자전환했다. 이는 경기도 용인성복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과 의정부경전철사업 등 지연과 적자를 거듭하던 악성 사업들을 털어낸 결과다.

고려개발은 2008년 이후 이 두 사업에 참여하면서 매년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이로 인해 2011년 11월에는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들어갔고 2015년에는 자본잠식 위기를 맞았다. 그나마 모회사인 대림산업이 계속 돈을 쏟아부은 덕에 회사는 유지될 수 있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만 해도 1월 고려개발에 연 3% 금리로 500억 원을 대여한 데 이어 2월에는 고려개발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를 500억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출자전환을 해야만 했다. 고려개발의 곳간이 빌 때마다 대림산업이 대신 메꿔주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고려개발에 더는 돈을 주기 쉽지 않은 상태에서 작년말 흑자를 거둔 것은 의미가 크다”며 “채권단이 작년말 4번째로 워크아웃 기한을 연장해 준 것도 스스로 회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개발의 올해 실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려개발은 3분기 기준 부채비율 620.1%, 유동비율 82%로 여전히 빚이 많고 곳간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다. 2012년말 2조원에 달했던 수주잔고는 같은 기간 1조1842억원(춘천 레고랜드 제외)로 쪼그라들어 건설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느긋이 기다릴 처지도 아니다.

고려개발의 내세운 전략은 양질의 신규 수주 확보와 주택공급의 확대다. 최근 위험성이 큰 사업인 춘천 레고랜드 사업(도급비 474억원)을 포기하고, 총 공사비 2262억원 규모의 새만금 전주 고속도로 6공구 수주를 목표로 대우건설·금호산업과 함께 나선 것도 이런 선택적 수주로 볼 수 있다.

주력인 주택사업은 이달 ‘e편한세상 둔산’(776가구)과 ‘e편한세상 동해’(644가구)를 시작으로 해서 8월 ‘안산백운연립2단지’(1322가구), 10월 ‘인천 우진아파트’(354가구) 등 올해 3096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1500여가구보다 배 이상 주택공급을 늘린 것이다. 고려개발은 작년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중 주택 도급사업과 토목사업의 매출 비중이 각각 69%, 31%로,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주택사업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다.

대림그룹 관계자는 “고려개발은 대림산업과 같이 e편한세상 아파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고 도시정비사업 등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는 대림그룹과 함께 하고 있다”며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워크아웃을 빠른 시일내 끝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